국민의힘 당권선거는 노회한 막후정치와 면죄부를 구하는 종이신문이 만들어낸 기획작품이었다. 

이들은 36살이 되도록 변변한 직업없이 기회주의로만 살아온 방송인을 이용하여 정권교체 아젠다를 세대교체 이슈로 덮어버리는 놀라운 여론조성 능력을 발휘했다. 

대중은 아들을 군대보낸 어머니를 맹폭해버리는 버릇없는 도련님으로부터 대리만족을 얻었을 것이다. 

당원투표 결과는 당내 세력분포를 완벽하게 반영했다. 

37.41%의 당원투표 득표율이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김무성계와 유승민계가 얻은 37표와 일치한다는 사실은 당내 소수파인 계파정치세력의 조직력이 강하게 작동하였음을 입증해준다. 

당원투표에서 나경원의 승리는 당내 다수인 수당파가 막후정치에 대한 대항세력으로서 언제든 결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수당파는 일단은 그동안 좌파들로부터 온갖 터무니없는 핍박을 받아온 나경원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우파의 아이덴티티를 사수하여 정권교체의 동력을 보존하는 선에서 후일을 도모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계파없이 정치해온 나경원이 오늘날 청년세대가 직면한 문제의 해법은 바로 노동개혁과 일자리 확대라는 것을 정확하게 짚어냈다는 것이다. 

선거에서 패했으나 콘텐츠가 우수했던 나경원은 머지않아 우파에서 철의여인으로 재등장할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정치권과 미디어의 호들갑이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실력없는 실력주의자의 신데렐라 스토리가 지속될수록 막후정치의 실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에 대한 협력은 새로운 보수의 나약함을 상징할 뿐이다. 

김무성-유승민-이준석이 써내려온 배신의 정치학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겠다. 

좌파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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