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3,000억원 규모 HMM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꾸기 위한 전환청구권을 내일(29일) 행사한다. 전환된 주식이 실제 증시에 상장되기까지 2주일 정도가 소요돼 7월 중순 HMM 주식이 6,000만주 늘어날 전망이다. 오늘(28일) 종가를 적용하면 2조 6,580억원 물량이 더해져 HMM 시총은 18조원에 달할 정도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9일 3,000억원 규모 HMM 전환사채(190회 전환사채)에 대한 주식전환청구권을 행사한다. 이달 30일 만기인 190회 HMM CB 전환청구 가능시한은 29일까지다.

전환가 5,000원을 적용하면 6,000만주가 전환된다. 오늘 종가를 적용하면 2조 6,580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은 2조 3,000억원 수준의 평가 차익을 볼 수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4일 "이익 기회가 있는데 주식전환을 포기하면 배임"이라며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국민세금이 투입된 결과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주식전환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규모 주식 전환시 HMM 주가가 떨어질지는 두고 봐야하지만 시장이 합리적이라면 투자자(시장참여자)들이 산업은행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산업은행이 전환청구한 주식이 실제 상장되는데는 2주일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HMM은 상장작업 등을 거쳐 산은이 청구한 주식이 7월 중순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초 HMM 전환사채의 주식전환 사례를 보면 청구일을 포함해 실제 주식이 상장되기까지 영업일 기준 최소 10일 이상 소요됐다. 지난해말 HMM이 발행한 공모전환사채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전환청구권리가 발생한 올해 1월 12일부터 청구권을 행사했다. 1월 12일부터 15일까지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주식은 HMM이 1월 29일 일괄상장하고, 1월 18일부터 1월 29일까지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주식은 2월 15일에 상장되는 식이다.

이번 산은 보유 3,000억원 규모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일괄 전환되는만큼 7월 중순 6,000만주가 한번에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실제 상장시기에 따라 산은이 전환한 HMM 주식가치에 일부 변동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산은은 이번에 전환하는 주식을 당장 매각할 계획은 없기 때문에 주가 추이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이번에 전환한 주식 매각 여부는 HMM 민영화 계획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할 것이란 계획이다.

주식 전환 후 산은의 HMM 지분율은 11%대에서 25%대로 늘어난다. HMM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총 확대로 글로벌 경쟁사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HMM 매각설(민영화)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출렁일 수 있다.

부채비율 개선은 긍정적 요인이다. 다른 전환사채는 영구채로 자본으로 분류됐지만 만기가 4년 6개월 정도인 190회 전환사채는 그간 부채로 분류됐다. 때문에 HMM도 지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6월 전환사채 만기 후 부채비율이 개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1분기 기준 HMM부채총계는 8조 6,025억원, 자본총계는 2조 1,426억원으로 부채비율은 401.5%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