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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겸 28살 일대기 적어봄. 심심하면 읽어봐라앱에서 작성

ㅇㅇ(39.7) 2021.07.11 02:23:36
조회 168 추천 4 댓글 3

엄마는 고졸이지만 전교 상위권을 놓친 적 없는 모범생이었고
아빠는 동네에서 잘 나가는 양아치(?)였음.
똥문신을 속죄하기 위해 문신을 인두로 지져 없앤 흔적도
팔 곳곳에 남아있음.

둘이 할머니댁에 얹혀 살면서 내가 태어나
7살까지 할머니 댁에서 지냄.

아빠가 할아버지 유산으로 이거저거 사업하다가
쫄딱 망하고 유흥과 바람까지 일삼아 나 8살 때 이혼.

엄마는 뭐가 그렇게 힘들었는지
그 당시 프라이드를 몰고 나랑 형 데리고 놀러가는 척 하면서
3미터도 안되는 다리 밑으로 핸들을 돌리며 죽어버릴 거라며 울면서 브레이크는 꽉 밟고 있었음. 

그렇게 한고비 넘기고 살다가 엄마는 명석한 두뇌를 활용해
공인중개사 시험을 두 번 만에 합격하여 꽤 짭짤한 수입을 얻고 있던 중 아빠가 돌아와서 다시 잘 해보자고 함. 엄마 받아줌.

두달만에 다시 갈라섬.

아무튼 그런 비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란 나지만 엄마는 진짜 무지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라 공부는 못 배워도 그런 면은 많이 배워진 것 같음.

공부를 못 했으니 공고에 입학했고, 그래도 거기서 기능경기대회 준비하면서 나름 미래를 빌드해 감.

졸업하고 선생님 추천으로 병역특례업체 알게돼서 총 3년4개월 일 하면서 복무 마침.

근데 난 천성이 군대체질이라 군대 안간 것. 친구들과 공감대가 없다는 것이 너무 한이었음.(실제로 훈련소 4주동안 소대장훈련병 맡음)

그래서 대학을 가기로 결정.
고등학교 때 받은 기능대회 수상경력이 수도권 제법 이름있는 전문대 수시패스 시켜줌.

기계과로 입학해서 반대표>학회장 지내고 한 1년동안 취업준비 하면서 수많은 실패 끝에 인천에 큰 회사에 취업성공.

연봉 5천에 올해는 성과급까지 나와서 매우 만족함.
돌이켜보니 우리집에서 대학 나온 사람 나 밖에 없고
큰기업 다니는 사람도 나 밖에 없음.

형이랑 엄마가 그간 나를 위해 소소하게 지원해줬던 것들이 고마워서 이번 성과급으로 백만원씩 보내줬음.

아빠 없는 집에서 자랐지만 이만하면 잘 자란 것 같아서
뿌듯한 마음에 회상글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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