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주문했는데 배송완료 문자가 와서 나가보니 없는거야

가게에 전화했더니 주인이 튀어오대

자기가 배달했고 우리집에 확실히 배달을 했대

우리집 벨도 눌렀고 문손잡이에 걸었다고

근데 벨소리도 못듣고 인기척도 못들었어. 

내 귀는 진짜 발달해서 배달시키면 걸어오는소리 문앞에 두는소리까지 다 듣거든

그래서 내가 다른집에 놓은거 아니냐 했어. 

여기가 아파트라 문이 다 똑같이 생긴데다 사장님이 60대라 헷갈릴수 있다 생각했거든

근데 우리집 앞에 빈박스 보더니 아까도 이 박스를 봤대. 

벨도 똑같고 자긴 분명히 우리집에 배달을 했다는거야

한층에 4가구가 사는 아파트인데 10년 넘게 살아본 경험으론 

같은층 사람들은 다른집 물건에 손대는 집이 없어

그나마 제일 가까운 바로 앞집은 3대가 모여사는 대식구인데다 

서울에 40평대 아파트 사는사람이 상식적으로 앞집 치킨을 훔쳐가겠냐

암튼 결국 환불은 받았어.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고 어딘가 잘못배달 됐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엘베를 타고 다른층을 다니며 치킨을 찾기 시작했어

그런데 왠걸, 내가 14층에 사는데 12층에 치킨이 있더라

그래서 찾아와서 사장님한테 전화했지

찾아보니 12층에 있었다고. 계좌이체 해줄테니 알려달라고 하니까 안받으시겠대. 

계속 극구 안받으시길래 알겠다 하고 끊었는데

몇분후에 사장님한테 전화가 와서는 양념은 전자렌지에 1분간 뎁혀먹어라 그래야 맛있다.

후라이드는 뎁히면 맛없으니까 절대 뎁히지말라고 하시더라

그전화 받고나니 괜히 찡함.. 

암튼 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