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스페인학과를 졸업해서 그런지 박정희 보면

피노체트랑 좀 비교를 하게 됨. 둘다 올라간건 쿠데타로 비슷했고

독재자가 군림한 나라가 그렇듯 탄압 정도도 비슷했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해서

사용한 것도 비슷했고, 미국의 비호를 서로 받은 것도 비슷했음.

심지어 박정희-전두환 기간과 피노체트 통치 기간이 비슷해서 독재의 기간도 비슷했고,

독재가 끝나고 평이 극도로 갈리는 것도 비슷함.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1. 칠레는 2차세계대전 이후에도 그럭저럭 살만했다는 점

2. 칠레는 자원이 한국과 비교도 안되게 풍부함.

3. 칠레는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시카고학파의 정책을 거의 최초로 실시한 국가

4. 칠레는 여타 다른 중남미 국가와 유사하게 중공업보다는 경공업 위주의 발전을 택한 점

정도가 있겠음.

지금 생각하면 특히 4번에 대해서는 치명적인 실수로 판단될 수 있지만 여튼 그걸 넘기더라도

칠레는 중남미 국가 중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임. 1인당 GDP가 15,700불 정도 되는데

중남미의 대표적인 국가 몇만 보면 멕시코가 12,700불, 아르헨티나가 9,100불,

브라질이 7,000불, 페루 6,700불, 콜롬비아가 5,800불 정도임.

2번의 오일쇼크 때 극심한 경기침체도 있었고, 그 이후로도 GDP 성장률이 엄청나게 높은건 아니였지만

어찌되었건 다른국가에 비해서 치안이든 경제든 인프라든 산업이든 전반적으로 양호한 국가가 되었음.

난 그래서 피노체트도 포위되어 저항하는 대통령궁에 폭격 때려서 좀 쇼킹을 받긴 하지만 그래도 피노체트가 없었으면

지금 칠레는 기껏해야 페루/브라질/콜롬비아 수준에서 못 벗어났을거라고 생각해서 높게 평가함.

그런 점에서 박정희가 이뤄낸 성과는 실로 어마어마하긴 하지.

난 박정희든 전두환이든 경제적인 공이 너무 커서 아직도 훌륭하다고 할만하다고 봄.

특히 박정희는 우리나라 산업과 교육의 기틀을 거의 다 닦아서 지금도 그걸로 먹고 사는 수준이라 더 높게 평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