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 먹고 처음으로 엄마 용돈 드렸다

주식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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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깡깡좌 근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 하지도 않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가 제일 확실하게 잡혔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성자 : 주갤러

22살 먹고 처음으로 엄마 용돈 드렸다앱에서 작성

ㅇㅇ(180.182) 2021.08.19 03:57:25

조회 6900 추천 173 댓글 28

22살이고, 올 1월부터 주식 ÷ 코인으로 500 --> 2000 넘게 불렸다

나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이혼하고 혼자 힘들게 나 키운 우리 엄마

배달비 아까워 배달앱 써본적도 없는, 마트에서 장보고 나올때면 잘못됐을까 영수증을 늘 정독하는 우리 엄마

곰팡이가 창궐한 반지하에 22년 살았어도, 나는 다른 흙수저집 자녀들이 하는 부모 원망 한 번도 해본적 없다. 엄마는 늘 외동아들 기죽을까 금수저집 자제들보다 나에게 더했으면 더해주었지, 없어보이게 하진 않았다.

우리 동네는 비록 서울 안의 달동네였지만 학창시절 친구들은 나를 그 중에서도 부잣집 아이로 착각하기 쉬웠을 것이다.

물론 그 아이의 눈에 담긴 뿌리깊은 우울과 어쩔 수 없는 슬픔은 숨길 수 없었겠지만 말이다.

본인이 당장 빚에 허덕이고 있었음에도 엄마는 아들의 대학입학 선물로 500만원이 든 통장을 손에 쥐어주었다. 또한 자취방 월세 + 관리비 + 매 달 용돈, 합해 100만원이 넘는 돈을 자취방에서 놀고먹는 아들을 위해 보내주었다.

주식투자에 대해서는 '넵튠'을 기점으로 알게 된 것 같다. 사실 주식으로는 잃기만 했고 모든 수익은 코인으로 냈긴 했지만 말이다

그동안 어떻게 말할지 몰라 비밀로 하다가 엄마한테 솔직히 다 털어놓고 통장 내역 보여드리면서 이만큼 벌었다고, 아들이 처음으로 용돈 한 번 보내드리겠다고 농담섞인 말투로 얘기했다.

내 기억에 남은 엄마의 얼굴 중 가장 행복해하는 모습을 오늘 보았다

주식/코인은 투기라며 앞으로 다신 하지 말라고 꾸짖음을 듣긴 했지만, 그것은 그저 겸연쩍은 마음에 나온 것이 아닐까한다

뭐 인생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큰 돈을 번 것도 아니고 엄마 호강시켜드린 것도 아니고 그냥 용돈 200 드린 것 뿐인데, 왠지 뿌듯하고 짜릿했으며 어른이 된 기분이었다. 몇십 퍼센트 수익을 올렸을때보다 더 행복했다.

내일은 백화점에 맛있는 거 먹으러 간다.

앞으로 투자는 일절 안할 계획이다. 24시간 모니터 앞에서 맘 졸이는 생활 청산하고 당분간은 돈 쓰는 재미 좀 느껴보고 싶다

남들에 비하면 뭣도 안되는 수익률이고 이게 뭐 앞으로 우리 모자의 생활을 바꿀 수 있는 돈도 절대 아니지만, 길고 어두우며 추운 인생의 터널 속에서 잠깐의 성냥불처럼 당분간 행복하기에는 충분한 돈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성투하세요 형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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