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때는 주위에 친구들이 차고 넘친다.

게임도 재미있고

술마시는것도 즐겁고

해외여행도 다니고..

세상에 즐길거리가 차고 넘치다보니 굳이 결혼할 필요성을 못느낀다..

너도 나도 비혼을 부르짖고

엔조이하자며 가볍게 사귀고 헤어지고..

그런데 나이먹으면 다들 귀신같이 결혼한다.

비혼할거라고 떠드는 애들이 제일먼저 결혼하거 청첩장 보낸다.

그리고 애낳고..

돌잔치 하고나면 두번다시 볼일 없다.

진정한 친구니 영원한 우정이니, 결혼하면 자기집 일이 바빠서 다들 멀어져간다.

나이 30 금방오더라.

30대가 되면 호르몬 균형이 슬슬 깨지기 시작하고

체력도 20대에 비해 나빠지면서 예전처럼 못놀고

일과 집을 반복하게된다.

일만해도 즐거웠던 시절은 옛말이 되고

10년넘게 해온 일은 지겹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놀려고 보니 다들 이미 시집 장가가고 없다.

남은 애들도 다들 결혼하려고 계산기든 애들뿐..

체력이 부족하니 염증을 느끼고 결국 밖에도 잘 안다니게 된다.

부모님은 연로하셔서 얼굴엔 주름이 어느새 가득해지고

아버지는 당뇨가 의심되느니 협심증이 의심된다며 병원에 자주 다니시게 되고

어머니는 골다공증이 오고 갱년기 우울증이 오고..

애있는집은 바빠서 딴생각할 겨를이 없지?

애없는 집은 명절에도 이제 제사를 안 지내니까

맨날 조용히 티비앞에 앉아 미스터 트롯같은거나 본다.

결혼 이야기 꺼내면 싸우니까

항상 어색한 침묵속에서 괜히 관심도 없는 트로트 가수 이야기나 하고

그러다가 방에 들어간다.

월급이 통장에 따박따박 쌓이지만 별로 즐겁지 않다.

쓸곳이 없기 때문이다.

돈을 모아도, 차를 사도, 옷을 입어도

자랑할 사람, 기뻐해줄 사람, 함께해줄 사람이 없다.

진급을 해도 나이드신 부모님이 좋아하는

안짜고 안달고 소금끼적고 소화잘되는

건강식 식당에 가서 풀이나 먹고 온다.

즐겁지가 않다.

즐거운 일이 생겨도

즐거움이 100정도여야할 일이

남편이나 자식이 있었다면 150쯤으로 뻥튀기 되었을일이

100정도의 즐거움이였다가

나이가 들면서 90... 80..50의 즐거움에 그친다.

진급하면 며칠을 즐거웠던게

이제는 집에 돌아와 찰칵하고 현관문을 열어

어두컴컴하고 차가운 집안을 마주하는 순간 깨진다.

어차피 나 혼자인데, 진급이 다 뭐란 말인가?

이런 생각이 불현듯 비집고 올라와

마음속 깊이 가라앉혀 두었던 불안과 외로움이라는

흙탕물을 뿌옇게 일으킨다.

인생에 낙이 없다.

결혼하려 두리번 돌아보면

나처럼 시기를 놓치고 뒤늦게 후회하며 시장에 나선

상장폐지 목록, 팔고남은 녀석들뿐이다.

술을 좋아하거나..

토토같은 도박을 하거나..

폭력적이거나...


신경질을 주체못하거나..

너무 못생겼거나.. 키가작거나..

일이없거나 집에 빚이 있거나...

집안 사람중 광증을 앓는 유전이 있거나..

도저히 그냥 선택을 할 수 없는 사람들뿐..

40대를 권해보지만 그럴바엔 차라리 혼자가 낫겠다는

이전에도 몇번해본 같은 생각을 또 하며

예전처럼 또 발걸음을 돌리고

내 하루는 또 1이 찰칵 하고 지나간다.

부모님은 이제 베트남 처녀 이야기를 꺼낸다.

"누구네를 봤는데 애를 둘이나 낳고 잘 살더라.."

"7급 달은 누구네도 필리핀 여자랑 결혼했는데 말도 잘하고 일도 다니고 괜찮더라"

다툼으로 번질 확률이 8할이 넘지만

부모님은 꿋꿋하게 몇번이나 좌절된 이야기를 꺼내신다.

매매혼 같아서 싫다는 이야기를 하면

유학휴가를 받아서 사귀어오란 말을 한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그저 죽고 싶은 비참함을 느낄 따름이다.

한국은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다는데

왜 나는 매달 , 공무원이 되어 밥벌이를 한다는데도

비참함의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을까?

느는건 뱃살과 담배뿐..

퍼져가는 푸른 담배연기만큼

과연 이렇게 사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만 커져간다.

너네는

시기를 놓치지 말고 잘 판단해서 살아라.


결혼하고 사는것도 힘들지만

혼자사는것도 만만찮게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