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동화 행복한 왕자가 떠오른다...

ㅇㅇ(1.255) 2021.10.24 02:16:15

조회 41 추천 0 댓글 0

마누라가 명품백 갖고 싶다고 해서 안쓰러워진 신도시의 행복한 왕자님은 눈깔 뽑아다 바쳐서 아내 명품백을 사줬습니다...

아들놈이 파워레인저 설거지포스의 18단병신 설거지킹 로봇이 갖고 싶다고 해서 신장 떼다가 팔아서 사줬습니다...

장인어른이 중고라도 좋으니 독3사 차량이 끌고싶다고 해서 간 썰어다가 팔아서 사줬습니다...

이제 모두가 행복합니다... 신도시의 행복한 왕자님을 빼고 말이죠...

그렇게 모두에게 아낌없이 베풀던 신도시 왕자님도 세월이 가고 정년이 다가옵니다...

회사에서 짤리면 이제 진짜 볼품없는 늙은이 하나만 남게 생겼습니다...

그래도 같이 늙어가는 부인과 다 큰 자식이 있어서 신도시 왕자님은 행복했습니다... 마누라가 황혼이혼 서류를 들이대기 전까지는 말이죠...

대출있던 집은 마누라와 반토막 내버리니 원룸 전세도 못들어가는 돈이 되버리고 말았습니다...

힘들게 일했던 직장에서 얻은 마지막 소득인 퇴직금도 반으로 갈라져 버렸습니다...

근데 철없는 아들놈이 차를 사달라고 하네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내 자식이고 사랑하는걸... 이제 마지막 남은 목숨줄까지 갖다 바치고 맙니다...

왕자는 행복합니다... 옆에서 같이 죽어주는 제비가 없어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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