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론.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았다. 뜻을 알고나니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현대사회의 치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흔히 “취집” , “능력이 있으면 미인을 얻는다” 등 의 개념을 완곡하게 표현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설거지”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어감이 그리 좋진 않을 것이다. 주식 투자를 하거나 암호화폐 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겐 “설거지 당했다” 라는 말은 상당히 익숙하기 때문이다. 익숙한 문구였고 익숙한 느낌이었다. 상당히 역겨우면서도 뇌리에 박힌다. 아마 이 설거지론을 접한 사람들 중에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설거지를 당한 것 같아 잠 못 이루는 사람들, 단순히 성실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취직하면 결혼해서 행복하게 가정을 이룰 수 있다고 꿈꾸는 사람들. 그들 중 당연히 더 괴로운 사람들은 설거지를 당한 사람들 일 것이다. 나에게 관심도 없고 사치를 일삼고 취미 생활을 존중도 안해주며 권리는 무시한 채 의무만 강조하는 아내가 떠오르기 때문일 것이다. 불안감이 엄습해 올 것이다. 하지만 걱정은 걱정을 낳는다. 토끼 같은 아이들이 내 자식이 아닐 수도 있다라는 걱정과 내연남이 있을 수도 있겠다라는 걱정. 설거지론이 이슈가 되자 설거지론을 약화시키려는 무리들이 등장한다. 물론 음지에서 양지로 해당 개념을 끌어올렸으니 이리들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 중 대부분은 설거지 당한 남자들 일 것이다. 자신들이 쌓아 올린 탑이 무너지는 것이기에 당연하다. 그들에겐 “나는 성공해서 결혼까지 했다.” 가 마지막 자존심일 것이다. 이것마저 공격당하면 자신의 모든 것이 부정 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괜찮아 보이려 애쓴다. 난 괜찮다. 난 용돈 받아도 행복하다. Atm기여도 괜찮다. 물론 괜찮은 남자들도 있을 것이다. 용돈을 받는다고 설거지 당한 것이아니다. 아내 또한 용돈으로 생활하고 알뜰살뜰하게 살림하며 저축하고 사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안된다. 행복하게 연애하며 행복하게 결혼하여 가정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부러워지는 날이다. 앞으로 설거지는 고유명사처럼 쓰이며 사람들 머릿속에 각인이 될 듯 싶다.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