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이거 떠올릴수록 무엇인지 형용할수 없는 감정에 절레절레하게됨

나는 진짜로 여자들이 군대랑 임신출산을 동일시하고

이전까지 없었던 꾸밈노동이니 돌봄감옥이니 하는 해괴망측한 개념을 창시한 까닭을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를 못했거든

근데 이걸 설거지론을 갖다붙이니까 너무나도, 정말 간결하고 확실하게 그 이유가 나오는거야

수학자가 십여 년을 붙든 난제를 해결한 기분이 이런 느낌인가 싶을 정도로

지금까지 보통의 사람들은 여자가 임신출산을 병역과 동일시하고 육아에 발작하면

'아니 애낳는건 선택이잖아... 지들이 눈맞아서 좋다고 낳아 놓고 왜 마음써서 키우질 않는거야? 아이는 사랑의 결실 아냐?' 라고 생각했지

시발 근데 이게 아니었다고

눈맞은 것도 아니고

좋아서 낳은 것도 아니고

사랑의 결실이 아니니

마음써서 키울 이유가 없었던 거야

어쩌면 선택조차도 아니었던거고

이 얼마나 비참하고 무시무시하고 악랄한 현실이냐?

이게 씨발 지금까지의 허례허식에 점철된 그 어떤 사회이론으로도 설명할 수가 없었는데 그걸 한번에 해결해 버린게 설거지론인거야

지금은 그냥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기분이다... 너무 소름끼치고 그저 무섭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