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난 제목대로 동성애자 게이게이임

설거지론에 일반 남자들이 충격받는 게 오히려 문화충격이라 처음으로 글 써봄

게이들은 결혼을 할 수 없다보니까

경제력, 직업 같은 소위 "조건"이 연애시장에서 아무런 영향력이 없음.

어차피 남자-남자라서 한쪽이 "나한테 돈 써줘! 내 인생 책임져줘!"하는 게 성립도 안되고

만약 평범남 의사와 존잘남 식당 웨이터가 있다면

게이들은 10명 중 9명이 웨이터를 선택함.

여자들이 20대 초중반에 남자를 보는 그 기준을 그대로 쭉 갖고 사는거지. 우린 결혼 자체가 선택지에 없으니까

그니까 만약에 내가 공부를 잘해서 직업이 좋으면 그냥 내가 풍족하게 살 수 있어서 좋은 거. 딱 거기까지임.

더 예쁜 여자(=잘생긴 남자)를 사귈 수 있고 남자로써 경쟁력이 생기고.. 그런 건 전혀 해당사항이 없지

그게 이쪽 세계가 외모지상주의가 극심한 이유라고 봄. 

사실 결혼은커녕 연애를 해도, 어차피 주변에 소개도 못하고 철저히 둘만의 관계인데

직업이나 조건을 따질 이유가 없는 거지. 성적매력이 최우선 순위가 됨

그래서 게이들이 죽어라 운동하고 외모 관리하는 것 같음

사실 난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이 지금 공부해야 배우자 얼굴이 바뀐다 이런 소리하면

애초에 그건 내 돈을 원하는 거지 나를 원하는 게 아닌데.. 그게 의미가 있나? 라고 생각했었음

아마 내가 게이라서 그런 생각을 한 걸지도 모르겠다

또 이성애자들이 결혼은 현실이라면서 조건 보는 걸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걸 볼때마다

근본적으로는 매춘의 원리와 동일하지 않나 생각했었고.

매춘부에게 화대를 지불하며 사랑을 기대하진 않잖음? 그래서 이성애자 남자들은 애초에 정신적 사랑을 바라지 않는건지

아니면 진짜 순진해서 여자한테 안정적 삶을 제공하면 사랑으로 보답받을 거라 생각하는 건지 그게 헷갈렸음

근데 이번 설거지론으로 진짜 순진했던 거라는 게 밝혀져서 나도 다른 의미로 충격;

미셸 우엘벡의 <소립자>라는 소설이 있는데

서구 사회의 68혁명을 위시로 한 성(性) 해방이 개개인을 행복하고 자유롭게 만들어줄거라 믿었지만

실제로는 성과 사랑까지 신자유주의화시켜 무한경쟁시장으로 만들었다는 내용임.

이제 현대인들은 경제적 영역 뿐만 아니라 성적 영역에서도 자유경쟁에 내몰리게 되었다는 거지.

근데 그 책에 보면 이런 문장이 나옴

"동성애자 커뮤니티의 경우 언제나 이성애자들의 사회에서 일어날 일이 10년 먼저 일어난다"

이 말이 진짜 인상적이었는데.. 책 읽어보는 건 추천안함 설거지론 100배 매운 맛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