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여성노동조합·청년유니온·한국여성단체연합 등으로 구성된 페미니즘 사상검증 공동대응위원회는 2일 성명을 내고 "집게손가락 논란의 문제는 남성혐오가 아닌 여성혐오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르노코리아가 홍보영상 속 여성 직원이 집게손가락 모양을 했다는 이유로 논란이 되자 영상을 삭제하고 해당 직원을 업무 배제 조치한 데 대해 이들은 "사실관계를 살펴보기도 전에 해당 직원의 직무수행을 금지하는 부당한 조치를 내렸다"며 "한 여성 노동자를 자신들의 방패막이로 삼아 논란을 잠재우려는 비열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여성혐오자들은 집게손가락 모양이 페미니스트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남성을 혐오하는 상징이라 주장한다. 이는 억지에 불과하며, 허황된 착각"이라며 "업무상 배제, 부당해고 등의 불이익은 물론 신상정보까지 공개되고 사이버불링을 당하는데 어떤 여성 노동자가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을 드러내면서까지 '남성혐오'할 위험을 감수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일상적으로도 사용하는 특정 손동작이 '남성혐오'라며 여성 직원을 비난하고 신상정보를 공개하며 해고를 요구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여성혐오자들은 억지 주장을 멈추고, 여성 노동자에 대한 사이버불링과 신상공개 협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위원회는 현 사태의 책임이 사태를 방관하는 기업과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업은 노동자를 폭력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억지 주장을 단호하게 대응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하는 동시에 "정부와 정치권의 방관이 지금의 사태에 이르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출생 위기만 외칠 것이 아니라 여성노동자들이 비상식적인 논란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성평등하게 일할 권리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