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조선 행정은 조선의 입맛대로 돌아간다. 당연히 이런 의심을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조선의 공공정보를 캐내는 행위가 조선에는 의외로 큰 부담이 된다는 이야기가 돌아서 나도 숟가락 얹어야 할 것 같다.

내가 선정한 정보공개 청구 주제는 다름아닌 '세무조사 상세통계 뽑아보기'이다. 이왕 노괴들 조질거면 통계로 조지자는 주갤 기조(?)에 편승한다는 것에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국세청은 꽤 오래 전부터 통계를 만들어서 공시해 왔는데(사이트 : TASIS 국세통계포털), 시간이 지날수록 그 내용도 풍성해지는 게 보인다. 그런데 어째선지 딱 하나는 영 부실하다. 그것이 '세무조사' 관련 통계이다.
주갤에서 여태까지 보고 들은 게 있다보니 아무래도 합리적인 의심이 들긴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의심만으로는 답을 얻을 수 없는만큼 나는 이 부분을 공략해보기로 했다.

🔼 정보공개 청구서(PDF로 딴 다음 개인정보는 가림)

이틑날 담당자가 배정되었다는 톡이 왔는데 어라? 담당자 이름이 여자 이름이네? 등에서는 바로 식은땀이 흘렀다.
물론 머리에서는 '이러면 뻔할 뻔자 아니겠는가?' 싶었다.

짬때릴 거 같다는 생각도 스쳐 지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답이 왔다.



🔼 정보공개청구 결정통지서(PDF로 딴 다음 개인정보는 가림. 단, 공무원의 성명은 그 직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는 한 개인정보가 아니어서 가리지 않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혹시나 싶었지만 역시나'였다.
답변 중에는 (세무)조사 실적관리가 어렵다고 했지만 내 눈에는 하기 싫다로 읽혀진다. 이는 당연한 것이 세무조사에 선정된 자의 세부사항까지 통계화하면 조선 행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내가 국세청에 '세무조사 상세통계'를 요구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1. 세무조사는 과세관청의 '자의(自意)'도 들어간다.
2. 조사의 공정성이 담보되려면 세무조사 상세 통계와 일반 통계가 서로 부합되어야 한다.
3. 상세 통계를 알 수 없으면 조사대상 선정이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 알기 어렵다.

물론 통계 분석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들긴 했지만, 답변을 보니 과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어쨌든 이로서 세무조사에는 과세관청의 자의가 들어갈 것이라는 의심은 지울 수 없게 되었다.

이제 이걸 가지고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 연구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