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혐일'에 굉장히 가까웠다.

일본을 불매하고, 일본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으면 치를 떨었었다.

내가 1뽑이냐고?

아니, 평생 무효표만 제출하며 나의 방향성도 잘 모르던 사람이었다.

내가 이렇게 된 데에는 그만한 사유와 사연이 있었다.

나는 인도주의자였다.

그리고 이전에는 박애주의자였다.

일본의 역사를 보면, 결코 미화돼선 안 되는 일들이 정말 많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건강한 미래는 없다고도 생각해왔다.

그래서 작금의 일본 세태를 보더라도 좋은 구석은 여전히 없었다.

반일과 혐일은, 그렇게 자연스레 나를 지배했었다.

참, 많이 모순적인 일이다.

인도주의자라며, 박애주의자라며 자신을 소개해 놓고서는...

더 큰 포용력으로 그들을 안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우스웠다.

그렇게 나의 모순을 인지했고, 인류를 사랑하는 것은 내려두기로 했다.

나는 그럴 그릇과, 깜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무조건 사랑했어야 했던 모국의 여성도 달라 보였다.

나는 모국 여성들에게 한없이 착하고, 어리석은 호구 그 자체였다.

장시간 사람을 사귀며, 또 원치않은 이별을 해오며 아파하고, 슬퍼했다.

모든 잘못이 내게 있고, 나의 못남과 부족, 그리고 크고 작은 실수들로,

전부 나의 부덕한 책임이라고만 여겨왔었다.

그것들이, 모두 크고 작은 가스라이팅들이었다는 것을 전혀 모른 채로.

덕분에, 나도 내면이 더욱 성장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계기로,

지속해서 더욱 거듭나려고, 많은, 피나는 노력들을 해왔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서, 어렵사리 현재에 도달한 결과,

내가 나에게 내릴 수 있는 '사랑의 정의'는 이렇다.

"국적을 사랑하지 말아야 하며, 사람만을 사랑해야 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국적이 무엇이든, 그것은 그 사람 책임이 아니다.

날 때부터 그 사람이 선택한 것이 아니었고, 지금도 그럴 수 있다.

그것을 사람의 흠으로 여기는 것은, 나의 이기심이다.

그랬기에,

극도로 싫어했던 일본의 국적을 가진 일본 여자와 혼인할 생각이다.

전 인류사와 우리 한국사의 가해자는 여전히 '일본국'이지만,

나의 소중한 인생사의 커다란 가해자들은 같은 '한국인'들이었다.

그러한 한국인들과 한국 여자들을, 계속해서 사랑해야 할 의무는 없다.

나는 자유롭게,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과 사랑할 것이다.

보다 나의 모습이 형편없고, 더욱 초라해지더라도, 꼭 사랑해줄 사람.

그런 사람과 참된 사랑을 할 것이고, 그런 사람이 일본에도 있었다."

이렇듯, 나는 모국의 여자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나는, 결코 너희를 축복하지 않을 것이다.

추호도 응원할 생각이 없다.

너희가 정말 자멸하고, 소멸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간절히 원한다.

새겨들어라.

살아있는 나의 역사의 가해자들은 오로지, 너희들이었다.

반드시 나의 행복 끝에, 너희를 꼭 저주하리라.

내 일신의 안녕과 함께 그것들을 소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