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의 부동산시장, 결혼시장, 그리고 연애시장은

그야말로 불합리의 덩어리다.

굳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본능적으로 다들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 정신 나간거 아니야? 이걸 사라고?"

"결혼식 한번에 이 가격? 이혼하면 반반?"

"니가 나랑 만나주는 것에 감사하라고?"

심지어 노괴와 586도 안다. 이것이 존나게 불합리하다는 것을.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실현하게 해줄 호구를 낚기 위해

'사랑'이라는 포장지를 사용한다.

"사랑한다면 이 정도 불합리는 견뎌야 해."

"남들 다 집 사는데 너는 못 사? 너 한녀를 사랑한다며?"

사랑의 힘은 대단하다. 이런 어마어마한 불합리도 견딜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을 준다.

586과 노괴가 역겨운 점은, 어쩌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축복받은 감정인 사랑을

그들의 이익을 위해 악용하는데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거품이 존나게 낀 부동산을 사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들은 매달 얌전히 돈을 바치고 도축당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불합리를 온몸으로 받아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때문에 그들은 오늘도 열심히 '사랑의 조건'을 설정한다.

'사랑한다면 이 정도는 해줘야', '이런 것도 못 해주면 덜 사랑하는 것'

사실 처음부터 그런 건 없었는데 말이다.

다행인 점은 현명한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다.

불합리를 불합리라고 정확하게 인지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불합리는 설정한 사람들에게 되돌아갈 것이다.

586은 노괴를 탓할 것이다.

결혼 난이도는 한녀가 압도적으로 낮은데, 눈만 높아져 그 쉬운 결혼을 하지 않았고,

거품 잔뜩 낀 자신들의 부동산이 설거지될 확률이 줄었기 때문이다.

노괴들은 586을 탓할 것이다.

결국 자기를 위해 '해줄 능력이 있는 새끼'들은 기득권인데,

해주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노괴들 능지가 낮아서 누굴 탓할지 확실하지 않다. 아마 전방위적으로 탓할 것 같다.)

언젠가 대한민국을 망친 두 세력이 분열하는 광경을 볼 날을 기약하며,

커피 한 잔 마시고, 차분하게 자신의 능력을 키워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