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소설에서 배틀로얄은 전투실험 제68번 프로그램이라는 육군의 기밀 프로젝트로서 청소년들 사이에 불신감과 공포를 심어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목적인 데 반해, 영화판에서는 일본의 교육 현실을 비판하는 형태가 되어 '신세기교육개혁법(BR법)'의 일환으로 실행된 것으로 나온다. '상대를 죽이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치열한 입시경쟁에 대한 은유라고 볼 수도 있다. 혹자는 일본의 세대갈등을 비판한다고도 한다.

BR법은 전국의 중학교 3학년 중에서 매년 1개 학급을[8] 행동범위가 제한된 일반인이 없는 장소에 이송하여 한 사람씩 식량, 물, 지도, 나침반, 그리고 여러 가지 무기 중 한 가지씩을 나눠 주고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서로 죽이게 한다는 법률이다. 제한시간 3일 동안 위법 행위에 구애받지 않고 서로를 죽이되, 규칙을 어길 경우에는 특수 목걸이가 폭파하여 목숨을 잃게 된다. 평소 막장이었던 3학년 B반 학생들 42명이 수학여행을 빙자한 이번 프로그램 대상으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뽑혔는데 서로 죽고 죽이게 된다.

실업자가 천만을 넘고, 등교거부 학생이 80만 명, 교육현장에서 순직한 교사 숫자가 1,200명. 이렇게 학원폭력이 극심해진 일본의 팍팍한 미래는 그리 낯선 설정도 아니다. 청소년들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정부는 ‘신세기 교육개혁법 배틀로얄’, 이른바 BR법을 제정한다. 전 일본에서 무작위로 일 년에 한 학급을 골라내 무인도에 몰아넣고 3일 동안, 최후의 한 사람만 남을 때까지 서로를 죽이게 하는 것이 배틀로얄법의 내용이다. ‘애’들이 말을 잘 듣도록 감시하기 위해서 담당 교사도 배치하고, 교사의 지도를 충실히 따르도록 군대가 보조한다. 그리고 미디어는 이 과정과 결과를 전국에 보도한다.

출처 : 미디어오늘(https://www.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