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하루 종일 스마트폰 본다고 혼내는 부모는 무책임하다.

이건 게임이나 SNS 또한 마찬가지다.

부모가 말을 걸어도 스마트폰이나 게임, 인터넷에 몰입해서 반응하지 않는 자녀가 많다. 주변에서도 많이 보이고, 방송에서도 많이 나온다. 거기다 대고 부모가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나아가 아이에게 폭언이나 폭력을 휘두르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문화적 관성이나 사회적 편견을 배제하고 객관적 사실관계만 놓고 보자.

해당 상황은 부모가 주는 행복이나 기대치보다, 스마트폰, 게임, SNS가 주는 행복과 기대치가 아이에게 높게 설정된 상황이다.

그건 부모로서 아이에게 부끄러워하고, 미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세상에 더 많은 것이 있는데 부모가 제대로 알려주고 보여주지 못해서, 현실적인 여건으로 신경을 쓰지 못해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자녀가 부모보다 다른 것에 몰입하게 만든 것에 대해 슬픔과 괴로움을 느끼며 아이에게 고백하고 사과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이를 다그치기보다 그냥 솔직하게 사실관계를 직시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부모로서 미안하구나. 내가 불러도 신경을 쓰지 않는 걸 보니, 너에게는 나보다 그것이 더 많은 행복과 기대를 주는구나. 태어나 가장 가깝고 영향력이 큰 내가, 고작 도구보다 못한 행복과 기대를 줬다니 부모로서 정말 미안하구나. 세상에 더 많은 것이 있음에도 그걸 다 보여주지 못하고, 기대하지 못하게 만든 내가 미안하구나. 문제를 알았으니 내가 더 나아지고 노력할게."

이렇게 솔직히 고백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은가? 세상을 잘 알지도 못하고, 아직 미숙해서 책임조차 지지 못하는 아이에게 감정적인 폭언과 폭력을 저지르는 것보다 훨씬 나은 방향이라 생각한다. 심지어 사실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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