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의 모든 20대가 투표한 것처럼 통계로 장난치지 마라. 20대 중 학업과 취준에 바쁜 정치무관심층도 무시못할 비율. 또한 20대 여성이 박원순 이슈로 투표장에 가지 않아 국힘 찍은 비율이 높을 뿐임.

2. 20대 남성 중 여권신장을 남권전복으로 받아들이며 위기의식을 느끼는 집단이 국힘 지지층. 이들은 남성성을 강조하는 가짜사나이 컨텐츠 등 군사문화를 향유하고, 군사반란 미화, 남권이 강했던 독재시절을 추앙하는 집단. 거기에 일베, 블라인드 등에서 약자와 기성세대를 조롱하는 문화에 빠져있는 일부다. 과잉해석되고 있는 중.

3. 이런 특수한 20대 남성 일부는 민주당 정책이 여성에게만 유리하다고 인식하는데다, 반독재, 기성세대인 30~50대가 민주당을 지지하는데 반감을 가지고 그저 '조롱'하기 위해 국힘당을 찍은 거다. 특정 커뮤에 그걸 '인증'하는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 말이다.

4. 불공정에 분노했다는 헛소리는 언론의 프레임일 뿐. 기울어진 운동장을 그대로 두고 플레이하라는게 국힘당의 기조인데 그게 더 불공정한 것임은 20대도 안다. 청년에 불공정한 숱한 이슈들은 다 무시하고 국힘이 좌표찍어준 이슈에만 선택적 분노하는 것만 봐도 언플임을 알 수 있다.

5. 그런 반여성, 반기성을 쫓는 일부 20대 남성은 자신들이 접하는 기성세대 여성의 프로토타입 같은 박영선이나 고민정에 특히 반감을 갖는다. 박영선을 잔소리하는 엄마나 이모처럼, 고민정을 감성적으로 부담주는 선생님처럼 여기는듯한 모습. 그러니 더욱 조롱에 박차를 가한 것.

6. 이런 20대 남성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다. 민주적 정치인에 대한 조롱문화에 빠져 일단 색안경을 끼고 있으며, 부작용 없는 정책은 없기에 민주당이 어떤 정책을 내놔도 부작용만 부각하며 조롱놀이를 할 것이기 때문. 흔들리지 말고 개혁정책 추진하는게 낫다는 얘기다.

7. 차라리 20대 여성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는게 더 나을지 모른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아이러니는 인터넷 커뮤에서 성희롱을 일삼는 특정 20대 남성 집단이 오히려 박원순 '2차 가해'라는 프레임을 도구로 민주당을 공격해 여성들을 투표장 밖으로 밀어냈다는 것이다. 그 덕에 20대 남성을 대변할듯 캠페인을 벌인 국힘이 권력을 얻은 건 덤. 이번 선거 최대 피해자는 20대 여성이라 봐도 될 정도이니 그들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8. 그렇다고 특정 20대 남성이 승리를 쟁취한 것도 아니다. 그들이 요구하는 남녀평등한 정책이란 것들이 정치공학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 국힘이라고 여성징집제 따위를 추진할 순 없을 것. 국힘이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9. 그러니 민주당은 급진적 여성정책에 강한 반감을 가지는 20대 남성들의 요구를 취사선별해 냉정하게 역차별 소지가 있는 요소는 전략적으로 반영해줘야 한다. 대표적인게 여성할당제. 일단 청년층이 시험으로 경쟁붙는 영역에선 남녀차별이 거의 사라진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응시 풀이 아예 남초, 여초로 갈리는 영역에선 분별없이 성별할당을 두는게 문제있다는 인식이 많다.

10. 정리하자면 20대 남성 현상은 과대평가되는 측면이 있고 마음을 돌릴 가망도 적으니 무작정 그들의 목소리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며, 실망한 20대 여성층도 챙겨야 하고, 20대 남성층의 반여성 목소리 중 합리성 있는 부분만 선별적으로 정책에 반영하면 충분하다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