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를 정 아닐 불의 글자 머리는 다 같은 한 일자로 구성된다 이 한 일자는 마음을 공부하는 자들에게 있어 경기장 트랙의 출발선과도 같은 의미를 내포한다 현상계에서의 경쟁은 누가 먼저 스타트 라인을 박차고 나가 정해져 있는 목표 지점에 선착하느냐의 룰을 따르지만 물론 이 현상계 안에서의 경쟁 과정은 효율적인 두뇌 회전력을 십분 발휘하며 제한된 시간 안에 남들보다 빨리 정해진 그 목표 지점을 선점할 선천적 재능을 갖춘 사람에게 매우 유리한 것이 명확하다 그러나 이 마음을 공부하는 차원의 영역에 있어서는 뜻밖으로 현상계에서의 그런 불평등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 방향성 또한 정반대를 지향해야 하는 것인데 그러니까 목표를 향한 출발선상에서 뛰쳐나가려고 나대는 우리들의 무의식적인 분별심을 누가 먼저 그치느냐의 경쟁인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바른 것이 된다 바를 정자의 머리 부분을 담당하는 이 한 일자 밑은 그리하여 그칠 지자로 구성된다 그 의미가 바로 이런 것이다 또한 아닐 불자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이 한 일자 아래로 마치 방향을 표시한 그림처럼 화살표 모양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도 바를 정자에 담긴 마음을 공부하는 자의 마음 자세에 대한 의미심장한 가르침과 그 뜻을 같이하고 있다 대상에 이끌려서 밖을 향하여 나대려는 한 생각을 그 깨어 있는 의식의 챙김이란 지점에서 멈춘다 이 불자가 바로 양무제의 질문에 답한 달마의 대답 그러니까 불식의 그 불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