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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지다 보니 또 예전 기억이 한자락...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3.25 10:48:43
조회 2770 추천 54 댓글 6


특별한 박효신의 리메이크 음반

ⓒ브레이크뉴스 조현우 기자

리메이크 음반을 발매하는 이유

사실 리메이크 음반이 수익의 목적이 강하다는 것은 가수나 팬들이나 이미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신곡을 만들어야 하는 창작의 고통을 배제한 채, 기존에 이미 인기를 끌었던 히트곡들을 다시 부른다는 것은 분명 요즘같이 전례 없는 음반시장의 불황을 탈출할 수 있는 타개책으로 보인다. 팬들에게 있어서도 리메이크 음반은 음악성을 떠나 기존 가수에 대한 하나의 ‘믿음’의 성격으로 구매욕을 자극시키므로, 리메이크 음반은 분명 상업적인 ‘안전한’ 기획의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종종 우리는 리메이크 음반이 ‘변질’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변질이란, 전작 앨범 판매량이나 인기가 급감했을 때 화제를 모으는 단순한 상업적 시도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의 음악적 색깔과 이어온 행보들과 맞지도 않는 인기 위주의 과거 노래들을 어떠한 변화도 없이 단순히 부른다면 팬들의 실망 여부를 떠나, 기존에 발표했던 전작 앨범들의 가치도 동반 하락하기도 한다. 이래저래 리메이크 음반은 안전하면서도, 위험한 결과물이다.

NEO CLASSICISM
 
그런 점에서 이번 박효신의 리메이크 음반 ‘NEO CLASSICISM\'은 결코 안전하지 않은, 위험천만한 시도였다. 음반시장이 호황일 때야 30만장의 판매고는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였을지 모르지만, 불황이 가중된 3집 이후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30만장 이상 올렸다는 것은 이미 그에겐 구매력 있는 ’고정팬‘이 있다는 당연한 반증과 동시에 인기에 ’안주‘할지 모른다는 염려도 동시에 들게끔 했다. 4집으로 건재함을 보여준 직후 리메이크 음반을 발매한다는 소식은 때마침 불어온 ’리메이크 붐’과 맞물려, 인기에 편승한 나머지 조금 쉽게 가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하지만 이번 음반은 리메이크 음반의 가장 중요한 음악적인 ‘재해석’에 충실했다고 느껴진다. 작곡가들의 역량에 의지한 기존 음반들과는 달리 홀로 프로듀싱을 맡았던 부분, 매 트랙마다 달라지는 보컬의 기교 등 여러 가지 장점들 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정했다고 볼 수 있는 앨범 타이틀 ‘NEO CLASSICISM‘이란 말이었다.

박효신은 아직 채 서른도 되지 않은 젊은 가수이다. 비록 네 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하긴 했지만 그동안 그의 음악적 행보는 만나는 프로듀서마다 조금씩 달랐던 것이 사실이다. 당대의 작곡가들과 만났지만 융합보다는 혼재되어 있다는 의견도 심심찮게 들렸다. \'SOUL\'을 노래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 3집 이후 그는 뚜렷한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번 리메이크 음반의 \'CLASSICISM‘이란 말은 그동안의 음악적 색깔이 다양하긴 했지만 공통적으로 그를 지배했던 것은 90년대 한국 음악들임을 밝힘과 동시에 NEO, 즉 90년대 한국 음악들을 재해석함으로서 그 시기에 나온 가수들과 음반들에 대한 헌정의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과거를 그리워하며 곧 과거가 될 현재를 통해 미래 자신의 음악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90년대 한국 음악의 큰 특징은 인디음악의 탄생으로 일컬어지는 자유, 장르의 다변화로 설명될 수 있지만 가장 큰 줄기는 ‘감수성’과 ‘서정성’으로 일컬어지는 발라드 음악의 부흥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돌 댄스그룹들이 판을 치고 다녔지만, 사람들의 가슴속에 녹아있는 사랑을 노래한 발라드 음악도 분명 한 축을 이루고 있었다. 유재하로 시작된 이런 경향은 정석원, 이승환, 윤종신, 유희열 등 걸출한 뮤지션을 탄생시켰다.

박효신이 리메이크 음반을 발매한다는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미 음악 팬들은 과거 그가 방송이나 콘서트를 통해 불렀던 ‘체념’, ‘제발’, ‘기억해줘’ 등 여성가수들이 부른 소위 애절하고 슬픈 노래를 그가 다시 불러주길 원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시도하는 아직 미숙한 그의 프로듀싱 시도는 그런 가능성을 보다 높여주었고, 물론 그런 일련의 시도를 했더라면 판매량만큼은 리메이크 음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박효신은 그저 기존 가수들의 노래들을 부르는 것을 떠나, 자신으로 하여금 음악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하는데 중요한 계기라고 할 수 있는 ‘90년대 한국음악’을 주목했다. 즉, 박효신의 기존 히트곡을 좋아하는 팬들로 하여금 리메이크 음반을 듣고, 한번쯤 자신이 리메이크 한 원곡들을 들어보면서 각자 만남, 사랑, 이별을 했던 기억의 소중함을 생각해보라는 의미가 ‘NEO CLASSICISM‘이란 말 속에 녹아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기억을 남기고 싶다

혼자 프로듀싱을 하는 것이 아무래도 무리한 부분이 없진 않았는지, 그는 편곡의 귀재이면서도 90년대 한국 발라드 음악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뮤지션인 김현철을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시켰다. 덕분에 스트링 편곡에서는 보다 서정적인 면을 부각시켰고, 김현철의 강점인 탁월한 리듬감은 곡의 전체적인 템포를 탈바꿈 시키는데 도움을 줬다. 흐느끼는 듯한 일관된 창법에서 벗어나는 것이 숙제 아닌 숙제였던 그는 그루브하고 감정의 깊이가 조절된 보컬을 만드는 데 주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

타이틀 곡 ‘흩어진 나날들’은 현재에도 가수들의 각종 듀엣곡에 이름을 오르내리는 90년대 발라드 여성가수를 대표하는 강수지의 노래이다. 여성 가수들이 부른 슬픈 노래를 다시 부르는 것을 다분히 원했던 이유인, 그만의 특별한 호소력 있는 보컬과 섬세함이 황성제의 편곡으로 웅장한 스케일을 그려낸다. 또 윤상이 작곡한 ‘너에게’를 한 곡 더 수록함으로써 2집에서 프로듀서로 만났던 인연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보여준다. 김현식이 불렀던 ‘사랑 사랑 사랑’이나 여행스케치가 불렀던 ‘옛 친구에게’는 정규앨범에서 들을 수 없었던 펑크와 락의 요소를 결합하고 있으며, 콘서트에서 보여줬던 다방면의 보컬 기교를 마음껏 뿜어내고 있다. 기존 음반들에서 박효신만의 폭발적인 가창력을 기억하는 팬들에겐 박미경의 ‘기억속의 먼 그대에게’를 통해 친숙하게 다가가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어떤 날, 유재하, 이승환으로 이어지는 충실한 발라드 라인을 배제한 것은 아쉽지만, 김민기를 기억하고 다시 부른 ‘가을편지’만으로 한국 발라드 음악 전체에 대한 동경을 그리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호로써 곡의 선곡을 결정했겠지만 ‘눈의 꽃’을 제외한 열 트랙의 일관된 느낌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고루 갖춘 리메이크 음반이라는 생각을 더욱 짙게 한다.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빈약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자켓이지만, 그마저도 눈보단 귀로써 이번 음반을 평가해 달라는 무언의 의지라면 할 말이 없다. 자켓 마지막에 적어놓은 그의 생각을 꼭 이루는 모습을 박효신의 5집, 6집...을 기대한다.

시간은 흘러서 기억으로 남고 그 기억들은 곧 그리움으로 남는다.

사람들은 그 그리움을 그리며 옛 추억의 노래들을 꺼내어보고,
난 그 그리움을 즐기려 노래를 한다.

이제 나의 작은 바램은 사람들 가슴속에 남아있는 그 기억들을
새로운 기억으로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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