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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켓몬을 뭘까요?

세상에는 수많은 몬스터들이 존재한다.



몬스터를 다루는 애니메이션과 게임의 숫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


그곳에는 그만큼 수많은 독창적인 몬스터들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몬스터는 실제로 존재하는 동물들에서 모티브를 따오곤 하는데


그중에 가장 자주 쓰이는 단골소재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개구리' 가 아닐 수 없다

-개구리

무언가 특이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개구리는

셀 수도 없이 많은 게임과 몬스터 장르에 등장하는 단골 소재라고 볼 수 있는데


그렇다면 세상에 얼마나 많은 개구리 몬스터들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개굴몬

첫번째는 디지몬이다


과거 포켓몬과 양대산맥이었던 디지몬에도 물론 개구리를 모티브로한 몬스터가 존재했다.

그 이름하여 '개굴몬' 과 '왕개굴몬'


이 두 몬스터는 참 디지몬답게 괴랄하고 끔찍한 생김새를 자랑하는데

개구리의 형상을 최대한 보기싫게 비튼다음에 울음소리를 내는 개구리의 특성을 '나팔'로 형상화시켰다.

-노호호

-목아파개굴 (....)

요괴워치에도 개구리가 존재한다


이른바 '목아파개굴'


전후상황을 모른다면 참 난해한 이름을 가지고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목아파개굴은 일본어로 풀이하면 [목이아픈 개구리/ 잠을 잘못자서 목이나 어깨가 걸린다] 라는 두가지 뜻을 동시에 가진 동음이의어이다.


즉 목아파개굴은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말장난을 몬스터로 형상화시켰음을 알 수 있다.

그외에도 개구리는 뭐 하나하나 나열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대충 개구리 몬스터가 세상에 널리고 즐비하다는 사실을 이제 모두가 알게되었을 것이다.



말 그대로 개구리 몬스터는 전 세계에 발에 채일 정도로 많고

수많은 판타지게임의 단골 소재로써 그 형태와 개성을 우려먹고도 사골까지 우려먹어 뭐 더 이상 독창적인 소재가 나올 수가 없을 정도로 개구리는 사방에 널려있다




물론 96년도에 발매한 포켓몬스터 또한 이런 몬스터 판타지의 단골 소재인 개구리를 놓칠 리가 없었다.


하지만 포켓몬 개발진들은 '개구리' 라는 소재를 결코 식상하게 뽑아내지 않았다.


넘쳐나는 개구리 몬스터들 사이에서 그들은 조금 이상한 개구리를 만들어낸 것이다.

-어딘가 조금 이상한 개구리

초기에 등장한 151마리의 포켓몬중에는

확실히 개구리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확신할 수 있는 포켓몬이 하나 존재한다.


그래 그게 바로 저녀석 '강챙이' 이다.


포켓몬 게임을 즐기던 어린이들은 개구리 몬스터를 키우고 싶으면 발챙이를 잡아다 강챙이까지 진화시켰다.



저 '강챙이' 라는 녀석이 말하자면 포켓몬이 세상에 내놓은 개구리 몬스터였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우리는 왜 강챙이를 바라보며 당연히 개구리라고 생각했을까?



한가지 간과해선 안되는 사실은 포켓몬 개발진들은 정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은 버섯포켓몬을 만들랬더니 동충하초 좀비 포켓몬을 만들었으며

하마포켓몬을 만들랬더니 마약중독자 야돈을 만들어냈다.


자 그럼 개구리를 만들랬더니 포켓몬 개발진들이 도대체 뭘 만들었는지 한번 살펴보자

- ...?????????

그렇다 이놈들은 애초에 개구리를 만들지 않았다.


어딘가 개구리처럼 생겼지만 개구리가 아니라 튼튼한 올챙이를 만든 것이다


여기서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게 뭔상황이냐면 올챙이를 열심히 진화시켰더니 좀더 강한 올챙이가 되었다.


올챙이가 크면 개구리가 된다는 당연한 상식을 보란듯이 박살내버렸다.


이 정신나간 개발진들은 애초에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개구리 몬스터를 만들어올 녀석들이 아니었다.

-올챙이가 진화했더니 올챙이가 되었다

이 얼마나 끔찍한 발상의 전환인가?


누구나 올챙이를 키우면 당연히 개구리가 될 것이라 소망하지만


포켓몬 개발진들 입장에서 이것은 비루한 인간들의 한심한 고정관념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들의 입장에서 올챙이는 그 자체로 완벽한 생물이었던 것이다.




포켓몬은 몬스터의 종류를 151마리밖에 집어넣을 수 없는 한정적인 데이터 용량 속에서


정상적인 개구리 몬스터를 집어넣는 대신

괴상한 근육올챙이를 선택했다.



모든 게임에서 개구리 몬스터를 끼워넣던 시절에


포켓몬은 개구리대신 진화하지 않는 올챙이를 집어넣은 것이다.

-정작 멀쩡한 개구리 포켓몬 '왕구리'는 몇년 뒤 골드/실버 버전에 이르러서야 추가되었다

아무튼 오늘은 개구리 올챙이 포켓몬 강챙이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강챙이는 어딜봐도 정말 괴상한 포켓몬이다.

올챙이가 진화했는데 튼튼한 올챙이가 된다니 이 얼마나 컬트적인 발상인가?


게다가 정작 개구리 몬스터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겐 크나큰 뒤통수와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는 일이었다.



사실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부터 개구리대신 올챙이 몬스터만 집어넣은것은

자칫하면 게임의 근긴을 뒤흔들 수도 있는

적어도 게임 개발자에게 있어선 단순 장난이 아닌 상당한 도박이자 무리수였다.


그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며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강챙이를 바라보며 포켓몬 개발진들의 무모한 상상력에 손가락질을 해야 할까?


조금만 우리의 시선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지금 몬스터시장은 완전한 레드오션이며 과포화상태다.


양산형으로 쏟아져나오는 게임들은 지금 이순간에도 비슷하게 생긴 무수히 많은 몬스터를 쏟아내고 있다.

그 수많은 정보의 범람속에서 우리는 평범한 몬스터의 이름따위는 기억조차 하지 않는다.



만약 포켓몬에 강챙이가 아닌 평범한 개구리 몬스터가 등장하였다면

과연 우리는 그 개구리 몬스터를 기억이나 할 수 있었을까?



포켓몬이라는 컨텐츠가 매년 쏟아지는 수많은 몬스터들의 폭풍 속에서 20년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강챙이'와 같은 그들의 기막힌 상상력 덕분이었을지도 모른다.

-고북손의 포켓몬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