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대장님."

숲길을 되돌아 내려가던 병사 한명이 대장에게 물었다.

"뭐지?"
"저 평민녀석말입니다."

대장은 병사의 입에서 평민이란 이름이 나오자 마자 인상을 구기며 대답했다.

"... 죄수에 대한 질문은 일절 금지된다 말했을텐데."
"네, 알겠습니다."

병사는 더이상 파고들었다간 큰일이 날듯 싶어서, 다시 정면의 길을 바라보고 걷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한한참후, 대장은 병사에게 입을 열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이번 한번만 대답해주지."
"...네?"

병사는 자신이 질문했던 사실을 잊어버리고 전에 얼핏 봤던 진의 신전에 있던 무녀의 균형잡힌 뒷태에 대해 생각하던 중인지라, 약간 벙찐 표정으로 되물었다.

"사실 평민이 미법을 배운 사실따윈 중요치 않아. 평민이라도 노력과 시간, 그리고 약간의 재능으로 불꽃의 혓바닥을 배워서 써커스단의 재주꾼 노릇정도는 하는 경우도 빈번하니까."
"아, 그렇군요..."

병사는 괜한 질문을 한것같다는 생각이 머리에 스쳤다.
하지만 어떻하랴.
상대는 이 무리를 이끄는 십부장의 대장이였고, 이 대장의 버릇은 쓸데없는 이야기라도 한번 발동이 걸리면 정신나간 좀의 신도마냥 주절거리는 것이였다.

"그런데, 녀석은... 좀 특이한 경우였지."
"음..."

대장은 눈을 감으며 평민에 대한 생각에 빠졌고, 병사는 이미 눈을 감은체 \'도시로 돌아간다면 진의 무녀에게 이번엔 무슨 돌연변이가 걸렸다는 핑계로 가야되나\'는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였다.

"녀석은 신분을 위조하고 시프무나의 도서관과 베후멧의 실험실에서 난동을 피웠다.
하기사, 척 보더라도 오카와루의 경기장에서나 볼법한 녀석에게 문을 열어준 문지기 녀석이 가장 문제였지만."
"오..."

이미 병사는 적절한 필곗거리를 생각해 내었다.
자신의 사타구니에 달린 두 구슬이 짝이 안맞다고 말해보면 어떨까?
아마 진의 무녀는 그 부조화를 고쳐주기 위해 바지를 내릴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 평민녀석은 뭐에 씌인것마냥, 집기를 부수고 책을 불태웠지.
어찌나 난잔판을 피우던지... 마법사놈들이 녀석을 제압했을땐 실험실은 박살났고 도서관의 절반이 태워진 상태였다."
"아..."

그렇게되면 우람한 기둥에 감탄한 진의 무녀는 자신의 기둥을 부여잡고...

"어이, 정신차려!"
"아앗, 네. 죄송합니다."

대장은 병사가 옆길로 빠지려는것에 주의를 주자, 병사는 지적에 깜짝놀라 다시 대열에 합류하였다.

"아무튼... 그런거다. 마법사놈들의 자존심이 워낙 드세서, 판결문도 자기들 멋대로 고쳐버렸고 죄목도 유명무실한것으로 바꿔버렸지.
웃긴놈들... 아무튼 세뇌마법으로 심문해 보니, 적국의 마법사녀석들이 얼마전에 그 평민놈이 살던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려서 그랬다더군. 아무튼, 이제 궁금증은 좀 해결됬나?"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럼 어서 가지. 시간이 지체되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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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루퍼트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차가운 냥기로 인해서 깨어났다.

스산하고 으스스한 느낌.

그가 정신을 잃기전엔 분명 쇠창살에 갇혀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차디찬 동굴안이였다.

기이하게도 동굴엔 빛한점 존재하지 않고 들어올곳 없었지만, 동굴안은 어둡기는 커녕 오히려 눈이 적당히 보이는 정도의 느낌이였다.

4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