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탐험대 일지를 마치며

정글탐험대는 사실 초반에 내가 연재하고자 생각했던게 아니다.

정글은 생각보다 생존하기 쉽다. 물도 많고 나무도 많고 음식도 많고....

내가 게임 중에서 땅을 파고 들어갈 수 없다고 했지만

드워프에게 그런건 없다. 그냥 파고 들어가면 된다.

정글은 너무 살기 편한 곳이라 처음에는 연재할 생각이 없었다.

나는 극지탐험대 다음으로 사막탐험대를 할려고 했다.

그런데 이 월드에는 사막이 없었다. desert도 없고 badland도 없었다.

그래서 다음에는 동굴탐험대를 하려고 했다.

근데 월드 생성할때 동굴이 보이지 않게 설정했더니 동굴을 도저히 찾을수가 없었다.

히스토리에는 있다고 나오지만 보이지 않게 하면 별다른수가 없다.

그래서 다음에는 해안경비대를 하려고 했다.

모래사장에 바다만 있는 지형을 고르면 좀 더 fun한 지형이 될 것 같았다.

참고로 바다는 짠물이라 드워프들이 못먹는다.

그리고 파도가 계속 치는데 만약 물건을 쌓아뒀다면 계속 쓸려다니고 밭을 지으면 농작물들이 끝장난다.

그런데 막상 바다를 가보니까 초원과 나무가 널려있고 모래사장은 조금밖에 없었다.

그래서 결국에는 정글탐험대를 선택했다.

나름 위험한 동물들이 돌아다닐거라 생각해서였다.

정글탐험대에서 간혹 웨어비스트가 나타나긴 했지만,

야생동물들이 너무나도 허약해서 한숨이 나왔다.

정글탐험대를 끝낸 이유도 게임이 너무 재미없게 돌아가서였다.

초반에 인력과 자원이 딸릴때는 한창 열올리며 게임했는데

중반에 진흙으로 성채 완료하고 철제장비 갖추고 레전더리 병력 생기고 나니까 별거 없다.

후반에 첫 번째 고블린 시즈 올때가 가장 고비였다.

진짜 재미없어서 게임 접으려고 했는데 시즈가 와서 기뻤다.

근데 또 금방 썰려나갔다. 아무리 많이 와도 계속 썰려나갔다. 재미가 없어졌다.

그리고 일부러 땅 안 팔걸 생각해서 지상 구역을 넓게 잡았는데, 땅이 넓으니 컴퓨터에 무리가 가서 랙이 심해졌다.

아무리 지하로 내려가지 않는다고 해도 2x2 이상 크기로는 늘리면 안되겠다.

드워프 포트리스가 40.xx버전으로 업데이트 되면서, 월드의 역사를 계속해서 써나가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무슨소리냐면 내가 포트리스 모드로 내 땅을 게임하고 있는 동안,

내 땅 바깥의 역사와 문명들이 실시간으로 내용을 주고받으며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월드의 맵이 클수록 시간이 지나면 랙이 심해진다.

드워프 포트리스 게임을 열심히 하는 사람 중 게임을 포기하는 이유 50% 이상이 랙 때문이다.

중간에 엘프 시즈가 한번 왔었는데, 그건 엘프 본국 외교와는 별로 상관없는 듯 하다.

특히 그 당시 진흙성(Glazefold)은 본국의 정식 영토가 아닌 outpost여서 그냥 막 쳐들어오는 경우도 있나보다.

아니면 엘프들이 영 딴동네 사람들이거나. 그 엘프를 잘 살피면 내용을 알 수도 있었는데 귀찮아서 그냥 안봤다.

나는 궁병 육성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궁병들이 사격 연습하는 아처리 레인지 설정에 버그가 생기는 경우가 많고

궁병들은 통제하기 까다롭기 때문이다.

다음 연재 컨셉으로 여왕에게 죽창 꽂는걸 원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것도 한번 생각해봤다.

근데 현실적으로 연출이 불가능했다.

나는 고블린들의 도시 옆에 정착해서(고블린 도시를 내 맵에 포함해서) 고블린들을 죽이는걸 하려고 해봤는데

기존에 구축된 정착지와 겹쳐서 정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고블린들에게도, 여왕에게도 죽창을 꽂을 수 없었다.

외교관과 본국의 행상인을 때려잡아서 본국과 전쟁을 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사실상 별 의미나 재미가 없고 연재 컨셉에도 어색해서 관뒀다.

언데드 영역에 정착하는 것을 고려해 보았다.

근데 언데드 영역은 재밌기보다 정말 귀찮고 짜증난다.

주기적으로 죽은 애들이 다시 살아나서 포트리스를 개판으로 만드는데,

쓰레기장에 버려놓은 시체들(신체 일부도 포함, 심지어 머리카락까지)이 벌떡벌떡 일어나서 매우 짜증난다.

뭔가가 생길때마다 제깍제깍 쓰레기 처리장에서 다리로 찍어버리지 않으면 계속 문제가 생긴다.

언데드라는 소재는 매우 재밌지만, 게임 진행이 너무 짜증나므로 하고싶지 않다.

그리고 튜토리얼을 쓸 계획은 없다.

튜토리얼이 필요하면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라.

http://nethack.byus.net/gnu4/bbs/board.php?bo_table=df_tip&wr_id=368

어드벤쳐 모드는 내가 별로 해보질 않아서 익숙치 않다.

나는 포트리스 모드가 더 재밌다.

다음 연재는 좀 쉬다가 새로운 월드에서 사막탐험대를 하거나,

기존 월드에서 일반적인 플레이를 하거나 하려고 한다.

연재 컨셉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