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 공장을 유치해 놓고 전기차 보조금은 자국 업체에게만 주겠다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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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WTO 체제 강요로 지적재산권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그런데 미국은 전 세계 지식의 블랙홀 역할을 하며 그것을 자기 것으로 삼았다. 이제 자연과학을 비롯, 공학뿐 아니라 인문사회과학의 영역도 사실상 미국의 지적 재산권 영향 하에 있고, 의도했든 안 했든 미국의 표준화시킨 지식 체계의 표절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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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우르과이라운드 체제를 주도하며 세계 각국의 자국 농업 지키기를 위한 보조금 지급을 죄악시하며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사실상 세계 최대의 농업 보조금 국가는 미국이다. 가격손실보상제도(PLC·Price Loss Coverage)는 미국 정부가 자국 농민, 기업 영농의 손실을 완벽하게 보존해 주는 장치다. 한국이나 일본, 서유럽 제국들은 그런 미국의 눈치를 봐가며 자국 농민들을 지원해 왔다. 프랑스야 늘 그렇듯 협정에 가입은 했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것이 국익을 훼손하지 않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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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80년대 이후, 그리고 공산권 붕괴 후 자국 제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권장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이다. 그런 미국이 지금 '칩4' 체제을 내세워 한국과 대만 반도체 산업의 미국으로의 이전을 종용하고 있다. 이는 현대기아자동차 공장을 미국에 유치해 놓고, 이제 와서 자국 전기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 미국에 들어와 있는 타국 자동차 제조업체에 전기차 보조금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는 점에서 똑같은 우려를 안 할 수가 없게 한다.

현대차 부회장 정의선은 미국 조지아 주에 55억 달러를 투입해서 연간 30만 대 생산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생산 거점을 설립하기로 발표했다. ​이에 더해 22일에는 미국에 2025년까지 로보틱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5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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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까지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 규모는 연초 발표한 74억달러에서 105억달러로 늘어났다. 그런데 바이든은 2030년까지 완성차 판매량의 50%를 친환경차로 바꾸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는 발표에 이어 국적 자동차업체에만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해온 한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경쟁에서 밀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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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제1조건은 식량 자급을 위한 농업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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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농업 분야로 돌아와서 일각에선 특히 자유시장경제 만능주의자들은 모든 농산물을 수입해 먹자는 주장을 펼친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는 “석유보다 식량이 비싼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10년 후면 지금의 에너지 위기보다 더 심각한 식량 위기가 도래할 것이란 우려가 세계적으로 팽배하다. 당장 올 상반기부터 지금까지 러-우 전쟁으로 인한 식량 생산과 공급의 문제는 에너지 문제보다 더 심각하게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음을 깨닫게 했다.

WTO가 출범하고 FTA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세계 식량 생산과 유통은 지속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과점화됐다. 2021년 곡물 수출 상위 5개국의 점유율을 보면 밀 63%, 쌀 79%, 옥수수 88%, 콩 97% 등이 그 국가들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 다섯 개 나라 중 한 곳에서라도 생산과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당연히 곡물 가격은 폭등한다. 농업 선진국과 곡물 대량 생산국들이 구조를 그렇게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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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각국은 할 수 있는 범위, 그 이상에서 자국 내에 탄탄한 농업생산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식량안보를 차치하고라도 선진국일수록 농업 분야가 선진적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는 “후진국이 경제개발을 통해 중진국까지는 될 수 있지만, 선진국이 되려면 산업적·공간적으로 국토의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 주장을 실증하는 게 한국이다. 한국은 중진국에서 OECD 국가로 입성하는 데 있어 쌀 자급이 절대적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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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쌀과 야채류, 과일류를 제외한 밀, 사료용 옥수수와 대두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농업 관계인들의 고민과 국가적 차원의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올해 한국의 밀과 옥수수 주요 수입국인 미국과 캐나다가 극심한 가뭄으로 최악의 작황을 보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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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호주는 기후 조건에 힘입어 작황이 양호하다고 한다. 호주산을 수입하면 되겠지만, 북미 곡물 작황과 시장의 불안정은 수입 단가의 폭등을 초래하다. 곡물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글로벌 다국적 곡물 생산과 유통 기업들이다. 벌써 밀 가공 식품류의 가격 폭등이 식빵 한 봉지를 쉬이 살 엄두를 못 내게 하는 상황이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란 게 더 문제다. 식량 자급을 위한 노력, 더 앞선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기본 전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