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거노믹스과 대처리즘은 소련 붕괴의 여러 원인 중 하나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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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파들은 1991년 12월 고르바초프의 하야를 통해 현실이 된 소비에트연방의 붕괴를 미국과 영국의 관점, 즉 레이건과 대처의 반공주의 노선의 승리로 일반화시키는 걸 당연시 여긴다. 그러나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의 관점은 정반대다.

1960년대 서독의 총리인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으로 철의 장막이 걷히기 시작했다. 철의 장막은 흔히 소련이 자유세계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철의 장막은 미국이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권을 봉쇄하기 위해 조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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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은 철의 장막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철의 장막에 균열이 생기자 서독은 값싼 에너지라는 소련으로부터의 선물이 찾아들었다. 라인강의 기적은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동방정책은 의외의 효과마저 일으켰다. 바르샤바와 프라하, 부다페스트를 중심으로 벌어진 동구의 반소운동도 실은 서독의 동방정책이 불어넣은 자유의 바람 덕이 컸다.

전후 서독이 소련의 값싼 에너지원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는 반면, 아프간전의 후유증으로 소련은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린다. 소련의 동독 지원이 급격히 줄어들자 동방정책은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동독에서 생활고 문제가 심각해졌고 그에 대한 항의를 호네커 정권이 강압으로 막았으나 역부족, 동독인들의 서독으로의 대규모 탈출 러시가 벌어졌다.

독일 통일의 꿈이 현실화되는 순간이었다. 그때 그 상황에 강력히 제동을 건 두 나라가 영국과 프랑스다. 통일된 독일에 대한 두 구 제국의 트라우마가 본능적으로 발동한 것이다. 그러나 기민당 소속 헬무트 콜 총리는 무기력해진 동독 정권을 이미 제압하기라도 한 것처럼 동베를린을 방문했고, 독일 통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거기에는 서독과 자원 등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국익을 침해하지 않은 크레믈린의 묵인 또는 협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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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동독이 서독으로 흡수되는 과정에 힘입어 도미노처럼 동구에 다시 자유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소련의 비호를 받던 공산 독재자들이 하나둘 망명을 떠나거나 처형되면서 동구권의 소련 위성국 대부분이 자유세계의 일원이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소련의 붕괴는 서독의 동방정책이 제1 원인이란 사실을 한국인들도 재인식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현재 진행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실은 독일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견제라는 점을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영국뿐 아니라 미국의 리버럴 PC 좌파들조차도 러시아를 자신들이 붕괴시킬 수 있을 거라 믿지 않는다. 그들이 독일과 러시아의 관계를 끊으려는 의지는 노르드스트림 가스관 파괴를 통해 상징적으로 잘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