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k6544

저의 매형이 KAI에 근무하다가 이직했는데 이에 관해 조금 들은 얘기가 있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기술진들은 처음부터 한국이 기술이전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며 본국에 불만을 지속적으로 전달했고 그 과정에서 한국이 미국과 짜고 자신들을 따돌린다고 생각하여 내심 분노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기술진 사무실도 KAI와 한참 떨어진 곳에 덩그러니 있었고 KF-21 제작 현장에 데리고 다니며 하나하나 알려줄 줄 알았는데 기초적인 자료만 주고는 공부하고 있으라고 방치(?)했다며 초기부터 자국 언론에 입질을 해대고 있었다네요. 그래서 엿이나 먹으라는 심정으로 기술자료를 닥치는대로 유출하여 본국으로 빼돌린 거겠죠. 하지만 한국이 록히드마틴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을 땐 여건이 더 최악이었습니다. 한국 기술진 사무실은 차로 록마에서 한 시간이나 가야 하는 곳에 있었고 아무런 자료도 주지 않아 서점과 도서관을 돌며 항공 설계 관련 책을 사서 스터디만 몇 달씩 했다고 합니다. 더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여 록마 직원들이 자주 가는 술집에 가서 죽치고 있다가 우연히 록마 직원을 만난 것처럼 하며 안면을 트고 스터디 과정에서 막혔던 것들을 질문하며 비공식(?)적으로 기술을 습득했다고 합니다. 전용훈 박사 책에 보면 어떤 직원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록마 직원이 중요한 기술을 알려주자 똥마려운 척 화장실로 달려가 잊어버리기 전에 냅틴에 방금 들은 기술 내용을 옮겨 적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기초 수준이 달성되자 더 전문적인 내용을 질문할 수 있었고 기술 이전 속도는 더욱 빨라졌죠. 계약 기간이 끝나고(록마가 한국에 지불하기로 된 절충교역 금액을 사무실 비용, 세미나 회당 얼마, 한국 기술진 1인당 얼마X날짜, 부대비용 등등 계산하여 0원이 되면 록마는 절충교역 금액을 모두 지급한 것으로 간주) 한국으로 돌아온 한국 기술진은 다음 전투기 구매사업으로 절충 교역 건수가 생기자 이번엔 록마 기술진을 가족까지 모두 한국에 초대하여 기술진 가족들이 주말마다 놀이공원으로 민속촌으로 데리고 다니며 가족 모두가 친해지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전용훈 박사에 따르면 그렇게 우정이 돈독해지자 친구대 친구로서 중요 기술을 알려준 록마 기술진도 있었다고 하죠. 그렇게 우리는 눈물겹게 기술을 얻어낸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기술진들이 기대하듯이 입벌리고 있으면 입 안에 기술을 떠넣어주는 나라는 세상에 없습니다. 더구나 KAI측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기술진들이 아주 초보적인 기술 수준조차 달성하지 못한 상태라 무슨 얘기를 해줘도 알아듣지 못하고 현장에 데리고 가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처참한 수준이었다고 전합니다. 우리 기술진이 록마 본사(의 근처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사무실에서 항공설계 관련 책을 사서 스터디 한 게 심심해서 한 게 아니란 말입니다. 물론 그 스터디를 이끌고 지도할 수 있는 항공설계 박사 학위가 있던 전용훈 박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지만 스스로 씹으려 하지 않는 자는 입 안에 아무리 맛있는 게 들어와도 하나도 목구멍으로 넘길 수 없는 겁니다. 인도네시아는 참 한심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후진국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