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간섭 안하지만 TV토론 발언 면밀히 볼 것"

크렘린궁은 미국 대선 후보 간 첫 TV 토론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가 아니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 대통령이 알람 시계를 맞추고 아침에 일어나 미국에서 열린 토론을 봤을 거라고 당신이 짐작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우리나라에 정말 중요하고 우리와 관계된 많은 문제가 있으며 이것들이 우리 대통령이 다루는 문제들"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 토론이 열렸다. 두 후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상황 등을 언급하며 격돌했다.

토론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27일 오후 9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는데 모스크바 시간으로는 28일 오전 4시부터 5시 30분이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번 토론에 대해 "절대로 평가하지 않겠다"며 "이것은 미국 내부의 문제이며 미국의 선거 캠페인"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미국 선거 운동에 간섭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물론 우리는 토론에 대한 언론 보도들을 봤고 우리는 (토론에서 나온) 발언들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는 30일 프랑스 조기 총선에 대해서도 "프랑스 내부의 문제"라면서도 "물론 총선 결과는 우리의 관심사다. 그래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일부 정치 세력의 인기 상실, 다른 정치 세력의 인기 상승과 관계된 역학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유럽연합(EU)의 고위급 인사 변동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와 EU의 관계 전망이 나쁘다"고 평했다.

EU는 전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를 각각 EU 차기 집행위원장과 외교안보 고위대표 후보로 추천하고 안토니우 코스타 전 포르투갈 총리를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 임명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러시아와 EU의 관계 정상화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EU가 외교에서 어떻게든 관계 정상화 쪽으로 행동할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대러 강경파'인 칼라스 총리에 대해서는 "러시아 혐오적(russophobic) 발언으로 유명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