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공격 관련 중·러 자문받을 것"…머스크 "당나귀가 더 많은 것 알아"

대통령 3선에 성공한 것으로 발표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선거 당국 개표 시스템 해킹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배후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를 지목했다.

3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미 CNN 방송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별다른 증거 없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 뒤에는 머스크의 지시가 있었다고 확신한다"며 "28일 대선 개표 과정에서 발생한 선거관리위원회 해킹 시도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국무회의 및 안보 회의를 주재하고서 선관위 통신 시스템에 대한 공격 시도를 확인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전문가가 포함된 특별자문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검찰은 일부 개표 시스템에 장애가 있었다며, "북마케도니아에서의 해킹 시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마케도니아는 성명을 내고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야권에서는 그러나 실제 해킹이 아닌, 선거 당국이 구체적인 득표수 데이터를 숨기거나 감추기 위한 '꼼수' 또는 '자체 시스템 파괴'라고 보고 있다.

AFP는 마두로 대통령이 전날 밤 대통령 집무실 앞에 모인 지지자 앞에서 머스크에 대해 재차 언급하며 "베네수엘라를 노리는 자들은 모두 제거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보도했다.

앞서 머스크는 베네수엘라 대선 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베네수엘라 주민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회를 가질 때"라며 좌파 마두로 대신 야권 후보 지지를 독려하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보수 성향 지도자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몇 차례 표명한 바 있다.

그는 베네수엘라 선관위 발표 뒤엔 "독재자 마두로가 부끄럽다"며 '비극'이라고 촌평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또 자신에 대한 마두로의 비난 이후 스페인어로 "당나귀가 마두로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라고 적고서, 조금 뒤 "마두로와 비교해서 당나귀에게 미안하다. 이런 동물에 대한 모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