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 반군의 텔아비브 드론 공격은 사전에 계획된, 즉흥적인 행동이 아니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치밀하게 준비된 공격이었고, 2,000km에 달하는 드론 비행과 이스라엘 영토 및 해상에서의 기동은 이란의 공격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 공격은 이스라엘 내부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비난 여론을 증폭시켰다. 야당은 네타냐후의 우유부단함이 레바논 국경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후티 반군의 공격은 예견된 일이었다고 비난했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주었지만, 그는 숱한 정치적 풍파를 겪어온 베테랑 정치인이다.

단순히 공격과 보복만으로 사건을 바라본다면, 누군가는 후티 반군을 지지하고, 누군가는 이스라엘의 피해를 강조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불타는 호데이다 유전을 보며 안타까워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단편적인 시각으로는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기 어렵다. 단순한 군사적 공방 외에는 분석할 만한 내용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측면 외에는 뉴스거리만 있을 뿐, 깊이 있는 분석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 사건은 단순한 군사적 충돌을 넘어, 국제 정치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이러한 지표는 이미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예멘 사태는 다른 지역,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와도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후티 반군과 이스라엘의 갈등,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는 별개의 사건이 아니다. 따라서 예멘 사태를 더욱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이 사건은 다른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이 홍해에서 펼친 해상 작전의 이상한 성격에 의문을 품었다. 표면적으로는 '해상 안전'을 위한 작전이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했고, 오히려 무역 선박 피해는 계속되었다. 드론과 미사일이 격추되었고, 예멘군이 미군 함정과 연합군 함정을 공격했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 특이하게도 미국은 이러한 소문을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는데, 이는 미국의 일반적인 정치적 행태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미국의 예멘 공습 역시 이전의 IS 공습처럼 보여주기식에 불과했다. 연합군은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무역 선박은 계속해서 불타고 침몰했다.

미국은 후티의 '미사일 발사대'를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는 러시아군이 개입하기 전, 미국과 연합군이 시리아에서 IS를 공격했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당시에도 미국은 IS를 효과적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피해를 주지 못했다. 예멘에서의 공습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사우디아라비아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작전 와중에 후티 반군 공격에 대한 보복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꺼렸다. 하지만 무역 선박 피해에 대한 보복을 원천적으로 막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실질적인 보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과 예멘 후티 반군이 공식적인 동맹이나 협력 관계는 없지만, 암묵적인 협력을 통해 특정 시나리오를 실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둘러싼 미국의 전략에서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미국은 이러한 방식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었다. 가자지구 작전 축소를 요구하는 미국과 유럽의 시위, 국제형사재판소(ICC) 및 국제사법재판소(ICJ)를 둘러싼 논란, 미국의 무기 지원 문제 등은 모두 무역 및 금융 부문의 압박과 연결되어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부인했지만, 3월부터 가자지구 작전의 강도가 약해졌고,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후 이란의 보복 공격이나 인질 석방 문제 등으로 협상 과정이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미국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목표를 달성했다. 물론 미국과 후티 반군 사이에 공식적인 동맹이나 협력 관계는 없다. 하지만 미국은 후티 반군이 특정 행동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고, 암묵적인 규칙과 제한을 설정했다.

이스라엘의 호데이다 공격 이후 미국은 즉각적인 개입을 부인했지만, 지난 6개월 동안 미국이 호데이다 컨테이너 터미널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곳은 이라크와 이란으로부터 무기가 공급되는 주요 경로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발사대'만을 공격했을 뿐, 무기 공급 자체는 건드리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필자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후티 반군의 이스라엘 공격과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모두 애매모호한 수준에 그쳤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예멘은 단순히 '친이란 후티 반군'의 문제가 아니다. 예멘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예멘 사이의 오래된 협정에 따라 유엔의 관리를 받고 있는 지역이다. 석유와 곡물 같은 전통적인 품목은 이 협정의 적용을 받지만, 컨테이너를 통한 무기 공급은 예외다. 미국은 왜 무기 공급을 차단하지 않았을까? 이는 예멘이 미국의 더 큰 전략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예멘은 국제 사회에서 그 중요성이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예멘은 아랍 세계의 정치적 중심지이며, 과거 소련 시절에도 그 중요성이 매우 높게 평가되었다. 예멘은 아랍 세계의 정치적 의제를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예멘은 '아랍 도시들의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키예프는 러시아 도시들의 어머니'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예멘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예멘 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역사적인 고향'을 되찾기 위해 후티 반군과 전쟁을 벌였지만, 미국은 정보 공유 등 제한적인 지원만 제공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예멘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외교 노력을 펼쳤고, 2022년 초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가 후티 반군과의 갈등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왔고,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체면을 살리는 동시에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효과적인 전략이었다. 예멘의 안정과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은 미국의 정치적 전략의 일부였고, 모든 당사자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 했다.

하지만 후티 반군의 텔아비브 공격은 이러한 규칙을 깨뜨리는 행위였다. 이 공격은 이란의 보복 공격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계획적이고 전문적인 공격이었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역시 기존 규칙에서 벗어난 것이었고, 이는 미국이 설정한 지역 안정화 전략에 큰 타격을 입혔다.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이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레바논, 헤즈볼라, 가자지구, 서안지구 등 다른 분쟁 지역보다 예멘에서의 군사 작전이 정치적으로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러한 상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그는 예멘에서의 군사 작전을 통해 자신의 강력한 리더십을 부각하고, 국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후티 반군이 선을 넘고, 이스라엘이 예멘에서 군사 작전을 시작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정책은 큰 난관에 봉착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호데이다 항구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이는 국제 사회의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7월 16일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할 만하다. 오만은 중동 지역의 분쟁 해결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해왔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과 바레인, 심지어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협상이 이루어진 곳이다. 오만에서의 테러는 전례 없는 사건이며, 예멘과 이스라엘에서의 규칙 위반과 함께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멘이 '아랍 도시들의 아버지'라면, 오만은 '합의의 땅'이다. 오만은 분쟁 해결을 위한 협상과 중재가 이루어지는 곳이며, 전쟁이나 무력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 중립적인 공간이다. 오만에서의 테러는 이러한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이며,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건이다. 오만에서의 테러, 예멘과 이스라엘에서의 규칙 위반, 이 모든 사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중동 지역의 정세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선 과정에서의 실수로 인해 이러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여러 곳에서 바이든 이후의 상황을 예측하고,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는 IS 격퇴라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중동 지역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이나 전략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는 이라크를 이란에 빼앗겼고, 시리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으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등 논란만 가중시켰다.

그는 예멘 분쟁에서 발을 빼는 현명한 판단을 내렸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 '보호 비용'을 요구하는 등 단기적인 이익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는 터키와의 관계 개선에도 실패했다. 쿠르드족 노동자당(PKK)에 대한 지원 문제로 터키와의 갈등이 지속되었고, 양국 관계는 악화되었다. 트럼프의 중동 정책은 '이스라엘 지지, 이란 견제', 'OPEC 통제', '이라크의 석유를 통한 미국 이익 확보',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액 분담금' 등 단편적인 구상에 불과했다. 그는 석유 수출 통제를 통해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했지만, 구체적인 전략이나 실행 계획은 제시하지 못했다. 그의 참모진 역시 전문성이 부족했고, 중동 정세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다.

기존 규칙의 붕괴는 트럼프의 재집권을 예상하는 세력들이 중동 지역의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이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실패했음을 강조하면서, 트럼프에게 더 큰 문제를 안겨주려 하고 있다. 트럼프는 명확한 계획 없이 단편적인 아이디어만으로 중동 정책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으며, 이는 특정 이익 집단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자신의 자원 관련 아이디어와 이전 정부의 정책을 조화시켜 새로운 중동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현재 중동 지역은 선거를 앞두고 다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특정 이익 집단'은 트럼프의 약점을 이용하여 중동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그들은 트럼프에게 '후티 반군 = 이란'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그를 자신들의 목적에 이용하려 한다.

최근 서방 언론에서는 트럼프 암살 시도 배후에 '이란 세력'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후에는 네타냐후 총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력들이 존재하며, 이들의 정체는 조만간 드러날 것이다. 그들은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을 가중시키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예멘-이스라엘 충돌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미국의 중동 정책, 그리고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중대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