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요청한 바를 뒤늦게 실행하여 소련군이 만주를 통해 물밀듯이 한반도로 밀려오자

트루먼은 급히 스탈린에게 전화를 걸어 38선 이북으로 군사를 물릴 것을 요청했다. 이게 바로 한반도 분단의 시작이지. 

트루먼의 통찰력은 뛰어났다.

전후에 세계를 양분하는 과정에서 한반도는 소련과의 점이지대로 낙점된 것이다. 일단 한반도를 고대로 놔 두고 일본을 최전선으로 하기에는 위험했다. 열도 전역이 공산진영의 공세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반면 한반도를 분점하면 그럴 위험을 덜 수 있다.

특히 한반도의 동서를 갈라 대치선을 만들어 놓으면 방어에 대단히 유리하다.

이게 지금에까지 이르른 것이다. 

한국전쟁은 이런 임시적인 대치선을 좀 더 현실적인 대치선으로 전환한 셈이고

또 양진영의 힘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걸 현실적으로 증명해 낸 셈이었다.

임시적인 대치선인 38선이 좀 더 현실적인 휴전선으로 전환된 거지. 

남북의 대치는 단순히 남과 북의 국력이 균형을 이뤄내서 벌어진 게 아니다.

미소양진영의 힘의 균형의 결과인 것이고

지금은 중러와 미국의 힘의 균형의 결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