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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리아 새 판 짜기, 미·러·이스라엘·튀르키예 바빠졌다

ㅇㅇ(125.137) 2024.12.14 01:21:34
조회 81 추천 0 댓글 0

시리아(=남한)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북한)

튀르키예(=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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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세습 독재정권이 무너지면서 중동의 반미 ‘저항의 축’이 사실상 붕괴하고 기존의 세력 균형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 틈을 노려 주변국과 강대국들은 영향력 확대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슬람주의 세력인 ‘하야트타흐리르알샴(레반트해방위원회·HTS)’이 주도하는 반군 세력은 지난 8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입성했고, 알아사드 대통령은 러시아로 망명했다. 이로써 1963년부터 61년에 걸친 아랍민족주의 바트당의 권위주의 일당독재, 1971년 하페즈 알아사드 대통령이 시작한 알아사드 가문의 53년 세습지배, 2000년부터 24년간의 바샤르 알아사드의 철권통치, 2011년부터 13년간의 시리아 내전이 모두 막을 내렸다.



오랜 독재와 내전은 끝났지만, 시리아에선 여전히 화약 냄새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지고 반군이 수도를 장악하자마자 미국은 이슬람국가(IS) 테러세력을 소탕한다며, 이스라엘은 시리아 정부군 무기와 화학무기 시설 등이 반군에 넘어가는 걸 막는다며, 튀르키예는 시리아 쿠르드족을 견제한다는 이유로 시리아를 폭격하고 있어서다.

미국은 오랫동안 반미·반서방·반이스라엘·친러의 상징이던 알아사드 가문의 시리아 통치가 종식된 데 환영을 표하면서 즉각 외교전에 나섰다. 12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났다. 같은 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요르단을 찾아 압둘라 2세 국왕을 만났으며, 튀르키예도 방문한다. 형식적으로는 시리아 화학무기 수거와 확산 방지 등이 의제지만, 실질적으로는 오랜 적성 국가였던 시리아를 미국의 영향권에 두는 방안을 주변국과 논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스라엘은 폭격에 그치지 않고 지상군을 시리아에 진입시키고 있다. 골란고원의 완충지대에서 시리아군이 철수하자 이곳에 기갑부대를 진입시켰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일 전쟁(제3차 중동전쟁)’에서 골란고원의 3분의 2를 점령했으며, 유엔은 ‘욤키푸르 전쟁(제4차 중동전쟁)’ 이듬해인 1974년 골란고원 동쪽 지역에 좁다란 완충지대를 설치하고 유엔군을 파견해왔다. 이스라엘은 1981년 골란고원을 합병했고, 2019년 당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했다. 다마스쿠스가 골란고원 이스라엘 점령지에서 약 60㎞, 이번에 이스라엘군이 진입한 완충지대의 동쪽 끝에서 약 45㎞ 정도 떨어져 있어 앞으로 새로운 국경 문제가 생길 소지가 농후하다.

역내 강국을 노리는 튀르키예는 대리 세력을 앞세워 시리아 내부로 세력을 뻗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11일 “튀르키예가 시리아 북부와 동부의 국경지대에서 쿠르드족 민병대를 더 남쪽으로 밀어내고 완충지대를 확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 북부와 동부는 내전 이듬해인 2012년부터 쿠르드족이 사실상의 자치지역인 ‘로자바(북부와 동부 시리아 자치행정부)’를 구성해 준독립 상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튀르키예는 지난 8일 반군의 다마스쿠스 진입으로 시리아에 힘의 공백 상태가 생기자 발 빠르게 움직였다.

튀르키예가 자금·훈련·무기를 제공하며 양성해온 시리아 반군인 ‘시리아 국민군(SNA)’은 튀르키예 전투기와 무장 드론의 지원을 받으며 국경 인근에서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호부대(YPG)를 밀어내고 소도시 두 곳을 점령했다. SNA는 현재 쿠르드족의 시리아 북부 거점인 코바니로 접근 중이다.

YPG는 미국이 지원하고 쿠르드족이 주도하는 반군인 시리아민주군(SDF)과 함께 대표적인 쿠르드 무장조직이다. 코바니는 지난 2015년 이슬람주의 테러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포위됐다가 YPG와 SDF가 미군 주도 연합합동기동부대(CJTF)의 도움을 받아 물리쳤다. 튀르키예는 시리아에 자치구역을 확보한 쿠르드족이 튀르키예 내 쿠르드족 분리주의 세력과 손잡을까봐 우려한다.

반군 진입 직전 다마스쿠스의 이란인들은 서둘러 도시를 탈출해 이웃 레바논이나 이라크로 향했다. 이란은 알아사드 정권의 오랜 협력자였다. 이란은 가자지구 하마스의 궤멸, 레바논 헤즈볼라의 지도부 상실에 이은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로 평가된다. 프록시(대리세력)를 앞세워 중동 국제정치를 좌우하던 ‘저항의 축’이 사실상 붕괴됐기 때문이다. 경제난과 사회 불안에 이은 동맹 몰락으로 국제정치에서 이란의 영향력은 당분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알아사드 독재체제의 오랜 ‘뒷배’였던 러시아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이 한창이던 2015년 시리아 서북부 라카티아 인근에 흐메이밈 공군기지를 임대해 운용해왔다. 이 기지는 아프리카 각국에 용병이나 군사고문단을 파견하는 중간 기착지이자 보급기지로 이용돼 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7년 방문한 적도 있다. 시리아 내전 기간에는 이곳에서 출격한 러시아 공군기가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했다. 그 남쪽의 타르투스 항구에는 러시아 해군기지가 있다.

가디언은 이날 러시아가 시리아 내 자국 군사기지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 한때 테러리스트로 규정했던 시리아의 새 지도부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철군 대신 기지 유지를 위한 외교전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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