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예전부터 야구장에 여자친구랑 같이가서 응원도 하고 커사찍고 치맥도 먹고 하는게 나름 로망이었어

그리고 이번 7월에 정말 운이 좋게도 이 미천한 내가 알바도중 여자애를 만나 사귀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진심으로 야구장 생각 밖에 안났드라

그래서 7월 이후로 계속 야구장 갈 각을 재고 있었어

여친은 야알못이라 야구장을 한번도 안가봤는데

난 진짜 같이 제대로 즐기기 위해 우취 우려해서 장미기간도 최대한 피하려 했고, 큠이나 돡처럼 만나면 빡센 팀들 피하려고도 했어

결국 가자가자 하다가 오늘 9월7일에 가기로 약속을 잡아놨어

마침 무더위도 풀렸고, 상대전적도 크게 앞서있는 엔씨였으니까 이길 확률도 높겠다 싶어서 오늘이 최적의 시기다 라고 생각했지

근데 링링인지 뭔지하는 태풍때문에 직관가기가 ㅈㄴ 애매한거야..우리 둘다 수도권인데

괜히 갔다가 허탕 칠거같고 여친 고생시키기 싫어서 티켓 다 취소하고 울집에 가서 치킨이랑 피자 시켜놓고 하는수없이 티비로 봤어

그럼 경기라도 이겼으면 좋았을텐데

씨이발 왠걸 병살타 3개에 15구 던지고 피홈런에 무기력한 타선까지

경기보는데 표정관리가 너무 안되고 여친앞에서 내가 좋아하는 야구팀을 보여주는데 쪽팔리고 굴욕적이더라

여친은 다음엔 이길수있지않을까 하면서 애써 웃고 그랬는데 그게 더 슬프더라

난 너랑 좋은 추억을 만들기위해 그동안 얼마나 노력했는데

개빡친다 정말...내 로망이 깨진거같아 슬프기도하고..


요약하자면

1. 예전부터 여친이랑 같이 커플직관가는게 로망
2. 결국 같이 직관가기로 약속
3. 태풍땜에 걱정되서 직관 포기하고 집에서 티비로 봄
4. 무기력한 경기탓에 여친앞에서 내가 좋아하는 야구팀에 대한 개쪽을 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