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28)를 교체하지 않는다.

삼성은 지난 22일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대구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 라이블리가 왼 옆구리 통증을 사유로 ⅓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검진 결과 근육 파열이 발견돼 최소 8주 이탈이 확정됐다. 구단 발표에 따르면 회복과 재활에 각각 4주가 걸린다.

두 달 정도 장기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8주면 최소 9~10회 정도 선발 등판을 건너뛰게 된다. 교체를 고려할 수 있지만 구단 고위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교체) 검토는 안 한다. 라이블리를 회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올 시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각국 리그가 파행 운영 중이다. 미국과 일본은 개막조차 못 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외국인 선수 시장인 미국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가 올 스톱됐다. 영입하더라도 코로나19 잠복기를 고려해 입국 후 2주 자가격리가 필수적이다. 실전 감각이 떨어져 전력에 즉시 보탬이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개막 전부터 이미 '올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채 리그가 시작됐다.

물론 야구가 열리는 곳도 있다. 바로 대만 프로야구(CPBL)이다. 하지만 매력적인 자원이 많지 않다. 극단적인 '타고투저'로 진행돼 투수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KBO 리그 통산 77승을 기록한 헨리 소사(푸방·전 SK)의 평균자책점이 5.71이다. 리그 평균자책점 1위(2.66)에 올라 있는 왼손 투수 아리엘 미란다(중신)는 몸값이 비싸다.

최근 2년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뛴 쿠바 출신 미란다는 월봉이 아닌 풀 개런티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중신에서 풀 개런티로 60만 달러(7억3000만원)를 받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적료까지 고려하면 대체 외인으로 최고 수준의 몸값을 지불해야 한다. 결단이 필요하다.

삼성은 일단 라이블리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다. 관건은 기간. B 구단 트레이너는 "옆구리 근육 파열은 크게 3단계로 분류한다. 상태가 1단계라면 2주 만에 복귀가 가능하다. 2단계라고 하면 1단계보다 더 찢어진 건데 최소 4주 정도가 걸릴 수 있다"며 "3단계는 최소 6주다.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삼성 구단에서 발표한) 8주 정도라면 최소 2단계 이상, 최대 3단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민감한 부위를 다친 것도 우려스럽다. 옆구리 근육은 재발 우려가 높아 재활 기간을 길게 잡는다. 빠른 복귀가 어려울 수 있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1군 돌아오는 걸 최대 8주 정도 본다"며 "(코로나19 여파로) 교체할 수 있나. 빨리 회복되길 기다린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