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무슨 죄가 있겠나 다 나의 죄가 아니겠나
태어나자마자 죽었으면 이런 삶을 살지 않았을텐데
왜 꾸역꾸역 태어나서 이런 삶을 살고 있는가

그냥 태어나자마자 죽었으면
초등학교 때 주먹으로 맞고 학폭을 당하면서 성격이 위축될 일도
중학교 때 그렇게 너무나도 가고 싶었던 특성화고를 엄마의 반대로 뜻을 접고 지금까지 천추의 한으로 남을 일도
고등학교 때 조리돌림 당해 지금도 꿈에 악몽으로 나타나 괴로울 일도
먹고 살아보겠다고 알바하면서 근골격계가 다 상해서 고통으로 남을 일도 없지 않겠는가

부모는 잘못이 없다 내기 태어나자마자 죽지 못한게 잘못일 뿐
죽지 못하고 살았으니 해탈히며 비우며 사는 수밖에
그리고 남들의 인생을 부러워하며 화목함을 부러워하며 살면 돼
솔직히 인정하면 노여워할 일도 슬퍼할 일도 없다

순간은 화가 나지만 언젠가는 내가 재촉하지 않아도 자연히 죽을 날이 찾아오니
최소한의 유품만 남겨놓고 미니멀하게 살아야지

다만 내가 결혼할 수 있었다면 그래서 자식을 낳을 수 있었다면
아들이든 딸이든 내가 정말 마음으로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아껴주고 존중해주고 따뜻한 말 많이 해주고
진로에 대한 꿈을 응원해주고 격려해주고 가르쳐주고 하고 싶었는데
좋은 부모가 되고 싶었는데 가난과 병으로 인해 좌절되는 것 그거 하나만은 정말 한스럽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