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3·토론토)이 피츠버그의 홈구장 PNC파크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열렸다. 캐나다 정부의 불허결정에 따라 홈구장 로저스 센터를 쓸 수 없는 토론토는 피츠버그의 홈구장 PNC파크를 공동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토 선이 20일 전한 바에 따르면 토론토는 피츠버그 구단과 PNC파크 공동 사용 문제를 두고 논의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토론토는 로저스 센터 대신 트리플A 구장인 뉴욕주 버펄로의 샤렌 필드 또는 플로리다의 스프링캠프 구장 더니든 파크 등에서 정규시즌 홈 경기를 치를 계획이었지만 이 두 구장 모두 단점이 상당하다. 샤렌 필드는 조명 시설과 라커룸 시설이 부족하고, 더니든 파크는 플로리다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하다는 점이 문제다.

게다가 토론토 선수들이 구단에 “메이저리그 시설에서 경기하기를 원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토론토 불펜 투수 앤서니 바스는 이날 청백전 뒤 가진 화상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뜻을 모아 로스 앳킨스 단장에게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경기하고 싶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샤렌 필드나 더니든 파크 모두 시설면에서 메이저리그 구장에 크게 못 미친다. 홈 어드밴티지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토론토 구단도 메이저리그 구장 사용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이를 위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물론 선수 노조와도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등 같은 지구 구장 공동 사용 가능성도 타진했다. 특히 볼티모어의 경우 일정이 거의 겹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효율적이지만, 더부살이 결정이 쉽지는 않다. 같은 동부지구의 팀의 경우 맞대결일 때 홈 어드밴티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피츠버그는 중부지구 소속이어서 이번 시즌 토론토와 맞대결이 없다.

PNC파크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두 팀의 관계 때문이다. 피츠버그 벤 셰링턴 단장은 2016년부터 토론토 야구운영부문 부사장이었다가 지난해 11월 피츠버그로 옮겼다. 피츠버그 단장 보좌인 스티브 샌더스 역시 토론토의 스카우트 팀장이었다. 토론토 선은 “두 팀의 관계가 협상을 성사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토론토가 PNC파크를 나눠 쓸 경우 현재 일정대로라면 약 7경기 정도가 겹친다. PNC파크와 버펄로 샤렌 필드까지의 거리가 차로 3시간 정도로 가깝다는 것도 장점이다. 겹치는 일정은 샤렌 필드에서 소화가 가능하다.

토론토 선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와 사무국도 토론토의 홈구장 공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토론토의 ‘더부살이’ 구장은 머지 않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