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
키움의 신인 외야수 박주홍이 지난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BO 리그 롯데와의 경기 1회말 8번 지명타자로 나서 우중간 2루타를 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올시즌 KBO 리그 신인왕 레이스는 투수 소형준(KT·19), 이민호(LG·19), 허윤동(삼성·19)과 야수 최지훈(SK·23), 김지찬(삼성·19) 등이 경쟁 중이다. 여기에 또 한 명의 야수가 참전을 준비하고 있다. 키움 외야수 박주홍(19)이다.

박주홍은 지난 26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데뷔 첫 타점을 터뜨렸다. 8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한 박주홍은 1회말 4-0으로 앞서고 있던 2사 1루 기회에서 롯데 선발 서준원의 3구를 잡아당겨 우중간을 뚫어내며 1루 주자 전병우를 불러들였다.

지난 11일 1군에 콜업된 후 보름 만이고, 1군 경기 출전횟수로는 6경기 만에 나온 타점이었다. 이날 박주홍은 6회 1루수 쪽 내야안타도 추가해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1군 데뷔 후 6경기 타율이 0.333으로 나쁘지 않다. 2루타도 2개 쳤다.

박주홍은 올시즌 KBO 리그에 선보인 1차지명 신인 중 유일한 야수다. 장충고를 졸업한 그는 청소년대표 때부터 힘을 인정받아 차세대 슬러거로 주목받았다. 키움 역시 188㎝, 92㎏의 탄탄한 박주홍을 일찌감치 박병호의 후계자로 점찍고 조련을 시작했다.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군 합류 이틀 만에 처음 치른 13일 KIA전에서 박주홍은 1회 2사 만루 위기에서 김민식의 타구를 잡으려다 미끄러져 싹쓸이 3루타를 허용했다. 최악의 데뷔전이었지만 손혁 감독은 박주홍을 “값진 경험을 했다”며 위로했다. 이후에도 계속 좌익수 또는 지명타자로 기용하면서 기회를 주고 있다. 박주홍보다 6일 늦게 1군에 올라온 데뷔시즌 외야수 송우현도 24일 내려갔지만 박주홍의 이름은 아직도 엔트리에 남아있다.

키움은 짧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유망주를 주전으로 육성하는데 장점을 보였다. 올시즌 리그를 이끌고 있는 타자로 성장한 외야수 이정후나 내야수 김하성, 김혜성 그리고 마무리 조상우 등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 팀의 주축이 됐다.

박주홍이 힘을 낼 경우 신인왕 판도도 다채롭게 재편된다. 안정된 공수의 최지훈, 스피드와 정교함이 돋보이는 김지찬과 다르게 박주홍은 좌타 거포로서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약점인 수비만 보완된다면 올시즌 신인왕 경쟁은 훨씬 재미가 배가될 전망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