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김해고 우완 투수 김유성.
프로야구 NC가 27일 학교폭력 전력이 드러난 김해고 김유성(18)에 대한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김유성은 다음 달 21일 신인 2차 지명 대상이 돼 전 구단이 그를 지명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명 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NC 자체 조사 등에 따르면 김유성은 내동중 3학년에 재학하던 2017년 여수 전지훈련에서 2학년 후배 선수 명치를 때렸고, 그해 7월 학교폭력위원회에서 출석정지 5일 조치를 받았다. 이듬해 창원지법으로부터 화해권고 결정을 받았으나 화해가 성립되지 않아 심리치료 20시간, 사회봉사 40시간 명령을 받았다.

피해자 부모는 지난 11일 NC 구단 팬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고, 지명 당일인 24일에는 구단 페이스북에 댓글로 이를 알렸다. NC 측은 25일 “11일에 올라온 글은 당시 확인하지 못했다”며 “김유성과 부모가 피해자를 직접 찾아 사과하는 방법을 찾고 있고, 구단은 진심 어린 사과를 돕겠다”고 했다.

그러나 NC 팬들은 팬 게시판에 “학폭 선수 지명을 철회하라”는 글을 사흘간 약 700개 올리며 반발했다. 피해자 부모는 27일 게시판에 다시 글을 올려 “관련 기사가 나가자 김유성의 어머니가 ‘사과를 한다고 했는데 부족했나 봅니다’라고 했고, NC 스카우트는 전화로 ‘뭘 원하느냐’고 물었다”며 “내가 돈 뜯으려는 사람으로 보이느냐. 김유성이 잘못되길 바라진 않았으나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국내 프로야구 출범 이후 구단이 1차 지명 선수와 계약을 포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 관계자는 “계약금 등 사유로 협상이 결렬된 경우 구단이 2년 동안 계약 교섭권을 갖고 있어 타 구단에 갈 수 없지만, 협상 이전에 계약을 포기했으므로 타 구단이 해당 선수를 지명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김유성은 다음 달 21일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 대상자가 됐다. 1차 지명 교섭 실패 선수로 분류돼 한화와 롯데가 1차 지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야구계는 “인성 문제로 1차 지명을 철회하는 사태를 불러온 선수를 어느 구단에서 지명할 수 있겠느냐”고 입을 모은다.

[김상윤 기자 tal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