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뜻의 ‘Down Team is Down’은 문법상으로는 명백한 비문이지만 2005년 김재박 당시 현대 감독의 발언으로 파생된 인터넷 밈(Meme)으로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다. 그 반대말 역시 비문인 ‘올라갈 팀은 올라간다’ 즉 ‘Up Team is Up’이다.

야구는 긴 시즌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전력만 형성돼 있다면 언젠가 자신의 팀 순위를 찾아간다는 의미다. 비록 4월 부침을 겪었지만 서서히 팀으로서의 클래스를 회복하고 있는 팀이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를 기록 중인 키움이다.

키움의 최근 10경기 성적은 10개 구단 중 가장 좋다. 지난달 7연패를 당하며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키움은 상승세를 바탕으로 순위를 올리고 있다. 게다가 매치업 역시 두산, NC, KT 등 지난 시즌 1~3위를 차지했던 강팀들을 상대로 낸 성적이다.

키움의 상승세를 이끄는 것은 현재 되살아난 타력이다. 지난 8일까지 10경기 팀의 평균자책은 4.75로 리그 중간순위지만 팀 타율이 0.294로 리그 3위에 올랐다. 주력들의 타격감이 일제히 기지개를 켜면서 타선의 짜임새가 높아졌다.

10경기 타율을 보면 기세가 더욱 명확하다. 중심타자 이정후(0.400)를 비롯해 박동원(0.391), 김혜성(0.333), 김웅빈(0.316), 서건창(0314), 송우현(0.300) 등 3할이 넘는 타자들이 총 6명이다. 이들이 김혜성을 시작으로 이정후-서건창-김웅빈-송우현을 늘어뜨리는 식으로 모여 있다. 타격감이 오른 타자들이 중심타선을 맡아주면서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825, 팀 타점은 59점으로 각각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9일 문학 SSG전 앞에 만난 키움 홍원기 감독은 “타자들의 타격감이 살아난 것은 타자들 개인의 노력 결과라고 본다”며 “현재 서건창을 4번에 두고 있지만 박병호가 없는 상황에서 장타자나 홈런타자의 기준이 아닌 이정후와 김웅빈의 연결고리로서의 역할을 더 보고 기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물론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박병호가 4번이겠지만 앞으로도 흐름을 보면서 타순에 대한 고정관념에 갇히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