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를 돌아본 홍원기 감독의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고집’ 그리고 하나는 ‘가능성’이다. 홍 감독은 전반기 가장 큰 실책으로 고집을 꼽았다. 그는 “고정관념이 조금 있는 편이다. 그래서 고집이 아닌 고집으로 놓친 경기가 많았다”고 돌아봤다.

대표적인 것이 박병호의 4번 기용이었다. 홍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부터 “우리 팀의 4번타자는 박병호”라고 천명했다. 4월 줄곧 박병호를 4번으로 기용했는데 정작 박병호의 컨디션은 내리막을 탔다. 4월 한 달 타율 0.200에 4홈런 11안타에 그쳤다. 4월23일 SSG전을 앞두고 박병호를 6번으로 처음 기용하면서 “고집을 부렸다”고 후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홍 감독이 밀고 나가는 전략들은 여럿 있다. 대표적인 것이 포수 분담제인데 박동원이나 방출된 프레이타스가 포수 마스크를 쓸 때 선발이 물러나면 반드시 6~7회 정도에는 이지영을 기용해 포수를 바꿨다. 그리고 세이브 상황이 아니면 조상우를 기용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후 중간중간 7~8일 정도 조상우를 기용하지 않으면서 컨디션을 찾지 못한 조상우가 실점하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방침도 최근에는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있다. 초보감독의 고집이 실전을 통해 꺾이고 변화하는 과정인 셈이다.

리그는 오는 18일을 마지막으로 3주 휴식에 들어간다. 내야수 김혜성과 외야수 이정후, 투수 한현희와 조상우가 대표팀에 차출되는 키움은 올스타 브레이크가 될 첫 주에는 출전선수 외에는 휴식을 갖고 이후 올림픽 브레이크 기간에는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에서 자체 청백전을 가지면서 컨디션을 조절할 예정이다.

2010년대 가을야구 단골손님이었던 키움의 입장에서는 현재 순위가 달갑지 않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은 후반기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반드시 올 거라 확언했다. 변수는 거의 최근에 생겨났다.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 12일 미국으로 간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과 프레이타스를 대체할 새로운 외국인 타자 그리고 ‘4번타자’ 박병호와 상무에서 전역해 돌아온 내야수 송성문 등 가세할 전력은 많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전반기 5선발이 무난히 돌아 다른 팀보다는 정상적인 시즌 운영이 가능했다. 이 로테이션이 정상적이라는 가정 아래 외인타자가 들어오고 골반부상으로 빠진 박병호가 완쾌해 공격력이 보강된다면 지금보다 힘을 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 “내야에는 돌아온 송성문, 외야에는 역시 복귀한 박준태 등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활용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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