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최주환은 “(김)주원이 거를 잡았으면 좋았을 거다. 최선을 다했는데 타구가 너무 빨라서…”라고 말을 흐렸다. 아쉬움이 묻어났다. 김주원의 적시타로 10-3까지 점수 차가 좁혀졌고, 이후 볼넷이 계속되며 10-7까지 쫓기고 말았기 때문이다.

최주환은 9회초 수비를 서는 동안 “빨리 경기를 끝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10-7까지 쫓길 때는 어제 롯데-KIA전까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고 쓰게 웃었다. 전날 부산에서 KIA는 4회초까지 14-1로 이기던 경기를 14-15로 역전을 당했고, 겨우 동점을 만든 뒤 연장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주환과 키움 입장에선 절대로 나와선 안 될 시나리오였다. 최주환은 “그래도 마지막에 (조)상우가 올라와서 잘 막아줬다”고 말했다.

최주환은 이날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 6회 만루 찬스에서 싹쓸이 2루타를 쳤다. 4-0으로 안심할 수 없던 상황에서 최주환의 한 방으로 크게 균형이 기울었다. 9회 재난 같던 7실점을 생각하면, 정말 귀중한 3타점 2루타였다.

최주환은 “잘 맞은 타구들이 계속 잡히고 하다 보니 타율도 너무 많이 떨어져 버렸다”고 한숨을 쉬었다. 전반기 막바지를 향해가는 이 날까지 최주환은 타율 0.206에 OPS 0.568을 기록 중이다. 구단도 본인도, 시즌 전 기대했던 성적과는 거리가 먼 게 사실이다. 최주환은 “마음을 비우려 하는데 쉽지가 않더라”며 “그래도 지난 청주 한화 3연전(18~20일)부터는 조금씩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3연전 동안 최주환은 1경기 3안타를 포함해 5안타를 쳤다. 18일부터 이날까지 8경기 동안 29타수 10안타, 타율 0.345를 기록했다.

최주환은 올 시즌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키움의 지명을 받았다. 모처럼 팀을 옮기면서 각오를 단단히 다졌다. 수비 시프트 제한으로 최주환이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막상 뚜껑을 열고 나니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지난 시즌 0.254를 기록했던 BABIP가 올해는 0.231로 더 떨어졌다. 최주환은 “올 시즌은 잘 맞았다 싶은 타구가 오히려 좌익수 쪽으로 가면서 라인 드라이브로 잡히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주환은 “어릴 때는 타격이 어렵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 잘 안 풀리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며 “스윙 스피드가 떨어지거나 한 건 아닌데, 하면 할수록 타격은 복잡한 것 같다”고 말했다.

로니 도슨, 김혜성, 송성문이 차례로 나오는 키움 2~4번 타순은 리그에서 가장 강하다. 이날 경기도 이들 세 사람이 13타수 9안타를 때렸다. 5번에 주로 배치되는 최주환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키움 타선의 파괴력도 달라진다. 최주환은 “그 생각은 시즌 처음부터 계속하고 있었다”면서 “매 타석 최선을 다해 임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