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병원에 입원해있어서 한동안 야구를 못 봤는데

일요일에 형이 스탁 상대로 스찌타를 치셨다는 소문을 듣고

그날 밤에 허겁지겁 갤을 켰는데 형이 대게딱이 되어있더라고요

뭐 아무튼 비싸고 좋은 거 많이도 드셨으니

이제부터는 살아난 형을 볼 수 있는 건가 하는 기대를 했었어요

근데 기대한 제가 병신새끼였죠

오늘도 두 타석을 맛있게 먹고는 빠르고 깔끔하게 튀시더라고요

그런 형을 보고 저는 갑자기 KTX가 생각이 났어요

출발지를 떠나간 열차는 여러 사정으로 중간에 연착이 되기도 하고

중간에 굴곡을 겪으면서 덜컹대기도 하지만 목적지에는 반드시 도착하죠

마찬가지로 형도 중간에 스찌타를 치거나 얻어걸린 수비를 하긴 하지만

경력 30년의 베스트 드라이버처럼 안정적인 운전실력으로

먹튀라는 종착역에 제대로 도착을 하시잖아요

정말이지 마음만 같아서는 저도 당장 철도공사에 취직을 해서

형의 그런 먹튀야구에 제동을 걸고는 싶지만

저는 빡대가리라서 참을게요 제가 똑똑했으면 형 얄짤없었어요

근데 제가 말은 이렇게 해도 형 사랑하는 거 알죠?

그러니 야구 좀 더 잘해주세요 씨발 꼴받게 하지 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