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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일기장 다시읽기] 군대 썰 4.1~4.1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7.17 07:46:24
조회 147 추천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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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군대 일기장 다시읽기
· [군대 일기장 다시읽기] 군대 썰 3.15~3.31


4.1

아침은 괜찮은데 점심만 되면 머리가 아프고 오한이 든다. 차라리 이 일로 군대생활을 못하게 된다면 좋겠다.. 더 이상 정신적으로 괴롭고 싶지가 않다... 나는 남한테 피해만 주는 쓰레기다.... 폐급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의무실 격리 방에서 연애의 발견과 퍼시픽 림을 봤다. 새벽엔 2시에 깨서 6시까지 끙끙 앓았다. 그랬더니 몸에 힘이 쭉 빠져 버렸다...


4.2

아침엔 맞선임분에게 또 무언가를 시켰다고 혼났다. 똑같은 실수의 반복인 건 알겠는데, 그렇다면 대체 왜 동기들이 밥을 안 퍼오고 맞선임들이 퍼오는 것일까? 점심에는 여러 선임들이 나를 보러 와서 나를 혼냈다... 자업자득이다..... 올라가면 여러 명한테 혼나지 않을까.. 식욕이 완전히 죽었다. 또 시작이다.. 지옥같은 백수생활....


4.3

아침 체온 39.3도. 모두에게 민폐 정도가 아니다. 난 왜 이렇게 어린 걸까.. 이제는 군대를 포기하고 싶어졌다. 나에게 있어 대인관계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가지는 건 불가능하다. 날 좋아해줄 사람도 없거니와 혹여나 조금이라도 친해진다고 해도 모상O 일병님이나 김상O일병님처럼 나한테 호감을 가진 사람한테 실망시킬 행동을 할 게 분명하다.. 이제 지쳤다... 아무하고도 관계를 맺지 않고 그냥 시키는 것만 하면서 꼭두각시처럼 살아가다 죽고 싶다.. 휴가가 없든 여가 시간이 없든 전혀 상관없다.. 이래서야 정신병 재검사 7급 받고도 군대 가고 싶다고 억지로 우겨서 검사같은거 안 받고 1급 받아서 군대 온 이유가 없다.. 사람들과 잘 지내고 다시 사람같이 살겠다는 목표는 어디 가고 백수 시절에 컴퓨터를 하던 시간이 일과를 수행하던 시간으로 바뀌었을 뿐이잖아... 제발 그만두고 싶다.. 오후엔 외진을 갔다왔다. 목이 상당히 씹창났다고 한다. 폐렴이 의심된다고도 하셨다. 머리가 어지러운 것 빼고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갔다와서 잰 온도는 38.7도였다. 오늘 본 영화는 너의 이름은 이었다. 그냥 적당히 재밌었다...


4.4

오늘도 누워만 있는 하루일 것 같다. 올레TV에 엿보기구멍이 있는 걸 봤다. 에미루 역의 여자배우가 매우 에뻤다. 일본AV가 보고 싶어지는걸... 야한 생각이 드는 걸 보니 몸이 조금은 나아진 것도 같다.


4.5

오늘은 고지전을 봤다. 군대에서 전쟁관련 영화를 보니 뭔가 관점이 달라진 느낌이랄까.. 특이사항 없는 하루인줄 알았는데, 뭔가 목에 걸려있는 이물감이 들어 억지로 기침을 하니까 이상한 피, 가래, 고름 덩어리가 뱉어져 나왔다. 10원정도 크기의 구체 덩어리를 두개 뱉어내니 매우 좆같은 느낌이었다....


4.6

오늘 아침에는 정상 체온이 나와서 드디어 퇴원을 했다. 오전 오후 내내는 꿀빨았고, 저녁에는 드디어 기다리던 신병들이 왔다. 이름은 최진O이랑 김영O, 동기들이었다! 어떤 친구들인지 궁금해서 빨리 친해지고 싶다.


4.7

나른한 주말이었다. 아침엔 하루종일 책 보고, 점심에는 PX를 가서 과자를 짱 많이 먹고 드러누워서 잤다. 저녁에는 모상O일병님이 싸지방 자리를 나에게 물려(?)줘서 즐겁게 싸지방을 이용했다. 오랜만에 씹덕노래랑 유튜브를 보고 디시질을 하니 정말 좋았다.


4.8

또 나른한 주말이었다. 아침에는 김동O 일병님 땜빵으로 기독교 활동을 했다. 가서 빵하고 음료수를 먹으니 좋았다. 땜빵으로 갔는데 은근 나쁘지 않은 경험. 점심엔 하루종일 잤다. 저녁엔 김동O 일병님이 땜빵 서줘서 고맙다고 나한테 PX 가서 뭐 사준다고 했는데 졸려서 안 간다고 했다. 생각해보면 예의가 아닌듯. 저녁에는 롤 보고.. 그 후엔 별일 없이 걍 잤다...


4.9

오늘은 훈련의 하루였다. 아침 FTX와 점심 훈련의 콜라보레이션이었다. 조준O 상병님께 두번이나 지적을 받았다.. 다음부턴 그렇습니까 ? 이 말은 쓰면 안되겠다. 점심에는 경계를 섰다.. 경계를 서면서 온갖 생각을 했다. 군대에서 뭔가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군대에 있으면 내가 너무 나태해진다.. 내일부턴 운동이라도 꼭 해야겠다!...


4.10

오늘은 첫 근무의 날이다. 일어나자마자 옷을 입고 바로 근무를 했다. 역할은 위병소 부사수. 들어오거나 나가는 차량의 번호를 체크하는게 임무였다. 새벽엔 존나게 추웠다. 낮에는 여단장님과 대대장 차량이 왔다. 대대장님 차는 확실히 확인했는데 여단장님 차는 확인을 못했다. 더군다나 사수였던 경기O일병님이 대대장님 차라고 여단장님 차를 잘못 보고해서 여단장님한테만 하는 합동경례를 하지 못했다. 제대로 파악해서 여단장님 차라고 보고했으면 에이스가 될 수 있었는데 ... 점심때는 윤영O 상병님과 면담을 했다. 가장 존경하는 선임이 누구인지 물어봐서 모상O 일병과 김상O 일병님이라고 대답을 했다. 옆에 있는 지석O 일병님한테 조금 미안했다 .... 뉴스 시청때는 오늘 있었던 근무 얘기 등등을 했다. 사람들과 조금 더 친밀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았던 하루였다...


4.11

적당한 하루였다. 오전에는 분리수거장 청소를 했다. 김상O 일병님한테 초코빵도 얻어먹었다. ㅎㅎ 4시 반쯤에는 사건이 터져버렸다. 무려 신병 동기 생활관에서 아직 진짜 일과시간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배경O이 TV를 틀었고 나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방관을 해버렸다. 근데 이걸 안기O 병장님이 보았고 소문은 급격하게 퍼져나갔다. 선임 이분저분들이 다녀갔고 나는 사실대로 얘기했다. 근데 배경O이 문제를 회피하려고 거짓말들을 했다. 여기서 일이 점점 커졌다. 배경O은 2소대 선임분들한테 개같이 털리고 나는 박귀O 일병, 모상O일병, 지석O일병님께 추궁을 받게 되었다. 저녁때부터 배경O은 얼차려를 받는 등 정말 많이 혼났고 우리 동기들은 털리는 동안 생활관 안에 있을 수 조차 없었다. 여기서 배경O한테 조금 실망한 점은 둘이 있을 때 그냥 사실대로 말하고 혼나자라고 했었는데 또 거짓말을 쳐서 된통 혼났다는 점이다. 뉴스 시청 시간때 이것에 대해 얘기했는데 조준O 상병님과 박귀O 일병님께 결론적으로 괜히 핑계대지 말고 죄송합니다 부터 하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오늘 저녁에 지석O 일병님께 내가 첫인상은 정말 별로였지만 요즘은 평판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한 것을 들어서 많이 기뻤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칭찬받고 싶다...


4.12

오늘은 장간 훈련을 처음으로 해봤던 날이었다. 몸 쓰는 것만큼은 자신있었던 나이기에 진짜 개 열심히 했다. 저녁에는 신병이 들어왔다. 이름은 권현O. 운동을 좀 많이 한 것 같은 몸이었다. 가슴이 진짜 빵빵했다. 같이 운동하고 싶다! 오늘 저녁 뉴스시청 시간에는 화기애애하게 훈련 이야기를 하는데 허준O 병장님이 날 많이 칭찬해주셨다. 오늘 전체적으로 잘한 일이 많아 뿌듯한 하루였다!...


4.13

오늘도 장간을 했다. 몸 쓰는 건 정말 재밌었다. 10시 반에는 상담을 하러 갔다. 일과 끝나고는 모상O 일병님이 팁을 줘서 당직 부사관 일을 하고 있는 박제O 상병님한테 PX에서 먹을걸 사서 갖다주면서 좋은 이미지를 만들었다. 모상O 일병님한테 도움을 많이 받는 것 같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첫 후임이 들어왔다! 하지만 이름도 얼굴도 보지 못한게 흠이다...


4.14

하루종일 먹기만 한 날이었다. 아침에는 우산쓰고 밥먹으러 가고 점심에는 판초우의 쓰고 밥먹으러 갔던게 기억이 난다. 점심에 면회 인솔을 가서 이강O 일병님한테 끌려가 초밥이랑 떡볶이를 먹었다. 그 후에는 김동O, 김바O 일병님과 PX를 갔다. 저번에 교회 땜빵한 거로 얻어먹게 되었다. 저녁에는 김영O이랑 둘이 PX를 가서 또 간단하게 간식을 먹었다. 어제랑 오늘 황순O 일병님한테 너 그거 컨셉이야? 라는 말을 들었는데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 뭐가 컨셉이라는 걸까?


4.15

위병소의 날이었다. 행정반에서 찾는 잔류인원에 계속 나가면서 하루종일 면회인솔에 마스크 가져오기 등으로 위병소를 5번이나 갔다. 점심 2시부터는 물자를 옮겼는데 도중에 안기O 병장님한테 가만히 있는다고 욕을 먹었다. 가만히 있는다고 뭐라 하지 말고 어떻게 일을 하라고 좀 시켜 줬으면 좋겠다.. 할 생각이 없는게 아닌데 .... 첫 불침번으로 말번초를 섰는데 할 게 없어서 정말 심심했다...





4월 3일 제대로 멘헤라 터졌던 것 외에는 별 내용 없는 일기장.

초반 완전히 폐급 이등병이었던 제가 가장 자신있는 몸쓰기, 훈련 등을 통해서 점차 선임들한테 이미지가 나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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