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는 대부분 나달의 초반 탈락을 이변으로 생각하고 있고,

윔블던을 앞둔 시점에서 투어수준의 시합을 통한 실전 연습을 할 기회를 잃었기 때문에

윔블던 준비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고 하네요.

2라운드 경기를 잠시 돌아보면

나달과 브라운이 1세트 4대4까지만 하더라도  그럭저럭 대등하게 경기를 해 나갔고,

'나달이 이제 곧 브레이크를 하고 주도권을 잡아나가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후

브라운의 서브가 200킬로 넘게 팍팍 꽂히자 나달은 이렇다할 리턴을 하지 못했고, 

브라운이 날카로운 발리와 스매쉬(덩크 스매쉬 대단)로 나달을 괴롭힌 반면,  

나달은 상대적으로 서브를 넣는 게 버거워보였고, 나달의 위력적이지 않은 서브를 브라운 선수가 강력한 리턴으로 공격하자

나달은 속수무책으로 자기 서브게임을 잃기 시작했네요.

또 나달이 네트 앞으로 나왔을 때, 브라운이 포핸드로 하나, 백핸드로 하나 과감하면서도 멋진 탑스핀 로브를 성공시켰을 땐,

나달로서는 더이상 승산이 없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습니다.

2세트 6대0이 안된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브라운의 컨디션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브라운의 인생경기였는지의 여부는 3라운드 콜슈라이버와의 경기를 보면 알 수 있겠지요.)

나달 선수 입장에서는 윔블던을 앞두고 무리할 필요는 없었겠지만,

그렇다고 잔디 코트에 적응할 기회를 그렇게 빨리 잃어버리고 싶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나달 팬 입장에서는 차라리 나오지 않느니만 못한 대회 결과가 나오고 말았군요.  

2012년(2라운드 로솔에게 탈락), 2013년(1라운드 다르시스에게 탈락)보다는 무릎 상태가 좋다고는 하지만,

현재의 나달 플레이를 볼 때 예전처럼 윔블던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힘들 듯 하네요.

나달팬들 입장에서는 우승을 하면 좋겠지만, 솔직히 광탈만 안했으면 하는 게 보다 현실적인 바램일 것 같습니다. ㅠㅠ

저 역시 열심히 뛰는 나달을 정말 좋아하지만,

윔블던에서는 제발 부상만 당하지 않고

무사히 경기를 마쳐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더 큽니다.

또한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머레이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선수를 부러워하고 좋아하기에

미끄러운 잔디코트에서 모든 선수들이 부상없이 멋진 경기를 펼쳐주기를 기대하며

윔블던을 기다릴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