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나달이 롤랑에서 22번째 슬램 타이틀을 차지해서 슬램 우승에서 단독 1위가 된 후 연말 1위는 거의 확정된 분위기였다. 그때 포기하지 않고 연말1위에 도전한 선수가 알카라즈다.

알카는 윔블던이 끝나고 북미 하드코트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함부르크 클레이까지 출전하며 포인트를 쌓았다. 그 후 나달은 캐나다 불참과 신시내티 1회전 광탈에 이어 US오픈에서도 16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알카라즈가 우승하면 랭킹 1위와 함께 연말레이스도 1위에 오르게 된 순간이다.

알카라즈는 16강 5세트에서 칠리치에게 선브렉을 당하도고 역전승했고, 8강 4세트 시너 서브게임에 매치포인트를 허용하고 5셋에선 선브렉 당하고도 기적같이 역전승해서 4강에 올랐고, 4강에서도 티아포에게 5세트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라 루드에게 승리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나달 팬들은 알카에게 이를 갈았고 조코 팬들은 환호했다. (8강전과 준결에서 4번의 타이브렉을 모두 패하고도 승리해서 결승까지 올라온 게 알카다)

그 해에 알카라즈는 나달의 연말 1위를 딱 저지할만큼만 활약하고 부진과 부상으로 투파에 불참해 조코비치의 투파 우승을 간접적으로 도와줬다. 알카는 내친김에 호주오픈까지 불참하면서 그 대회 우승한 조코에게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내가 오랜 조코 팬이지만 알카에겐 조금도 나쁜 감정이 없다.

작년 롤랑가로스 준결에서도 알카는 3셋에 다리에 쥐가나서 조코에게 승리를 헌납했고 그 덕분에 조코는 23번째 슬램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때 나달 팬들이 알카에게 얼마나 큰 저주를 퍼부었는지 생생히 기억한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팬들도 마찬가지

알카라즈에 대해 당장의 의문점은 한가지다. 작년과 재작년에 알카라즈는 슬램 우승 이후 끝 모를 부진으로 나락에 빠졌었다. 올해는 알카가 그 나쁜 사슬을 끊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알카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