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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섭베르 나름 굵세사 후기-

섭베르(175.115) 2012.11.30 01:06:55
조회 456 추천 1 댓글 15




워낙 지분없는 공연이라 후기 남겨도 반응도 없고 그래서 안남기려했는데
오늘은 내가 이 공연을 기억하고싶어서 후기 남긴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오늘은 섭베르와 오카인즈의 막공이기도했고,
섭베르와 보라오르카의 첫공이자 막공이기도 했던 날이었음.


일단 항상 중블 1~2열에만 앉다가 오늘 처음으로 4열에 앉았는데 음향이 확실히 앞열보다 더 낫더라.
워낙 음향이 시망똥망인 유니버설이지만 그래도 자리때문인지 그럭저럭 오늘은 잘 들렸음.

개인적으로 난 꽃베르빼고 다른 베르들 다 봤고, 벨텔이 그럭저럭 취향하고 잘 맞아서 n번 보고 있는데
나도 연보라 오르카는 오늘이 처음이었음.
그런데 확실히 노래하는순간 귀가 뻥- 뚤리더라. 그런데 그게 끗- 순전히 개취겠지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서주희오르카의 연기에 익숙해져 있다가 연보라오르카보니깐 연기가 다소 심심한 느낌적인 느낌. 두 배우의 노래와 연기가 섞였으면 좋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라는 생각을 했음-.

아선롯데는 진짜 언제나 목소리 굿굿bbbbbb 시원시원하게 고음내지르는 것이 딱 내취향!
경수알베야 뭐 말할것도 없이 너무나도 자상한 남편st.


그리고 내가 오늘 이 후기를 쓰는 이유. 섭베르 너란남자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요즘 벨텔 돌면서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해서 남은 표를 다 놔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고민을 섭베르가 한큐에 없애줬다.

섭베르는 정말 원작 베르테르에 이백프로 충실한 것 같음.

처음 발하임에 등장할 때의 설레는 표정 디텔부터 굉장히 좋았는데, 내가 갠적으로 좋아하는 디텔은,
비 내릴때, 책을 가슴팍의 옷깃사이로 집어넣고 꽉 감싸는거. 정말 책을 소중히 여기는 베르테르다워서 좋을뿐이고.
그리고 롯데한테 반했을 때, 내내 롯데에게서 시선을 떼지못하고 설레는 표정- 존잘섭베르지만 특히 더 엄마미소짓게됨.

오늘 새로 발견한 섭베르 디텔은, 롯데집에 처음가서 아이들이랑 오디세우스 노래부를때, 고개를 까딱까딱하면서 노래부르다가 무심결에 딱 뒤로 고개를 돌려서 롯데랑 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면서 다시 앞만 보고, 그러다가 또 눈치보다가 한번더 슬쩍 뒤 돌아보다가 다시 앞을 보면서 설레는 표정 짓는거. 저 순간에도 그저 베르테르다워서 좋더라.
그리고 롯데에게 고백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알베르트가 왔다는 동생들의 말에 고백 타이밍을 놓쳤을 때 혼자 뒤돌아서서 고백하는거 연습하는데. 그 부분때문에 그 다음 장면이 특히나 더 먹먹해짐.

롯데 약혼자의 존재를 알게 된 후, 오늘은 '정녕 가버리고 마는가 그대-' 를 부르는데 오늘따라 지나치게 절규하듯이 불러서 오늘 그 부분에서 큰 박수 나왔음. 그 부분에서 박수나온적 거의 없었는데, 절절했음.

그리고 돌뿌리씬! 보라오르카랑 처음이라 합이 잘 안맞아서 감정선이 잘 안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걱정은 무슨.
돌뿌리가 가슴을 타고 성큼성큼 올라온다고 하는데 이미 그때부터 섭베르는 아이가 되어 버렸음. 온 얼굴을 구기고 히끅히끅 울어재끼기 시작하는데,
그러다가 엉엉 우는데 그 우는 정도가 오늘은 더 심했음.
게다가 섭베르는 히끅히끅 울다가 오르카가, '롯데 아가씨 집에 들락이는거 못말렸어요. 약혼자도 있고~'하는 대사하고 나면 더 서럽게 울어. 롯데 이름을 듣고 나니 정말 더 속상하다는 듯이. 그래서 나 오늘 그부분에서 입 틀어막고 같이 울어버렸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발길을 뗄 수 없으면은 전에는 그래도 감정 절제하며 부르는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늘은 롯데가 한번 뒤돌아보고 들어가자마자 무너져내리더라. 노래는 부르고 있는데 이미 얼굴을 눈물이 주륵주륵. 목소리도 부들부들 떨리고. 결국은 위에 올라가서도 한번 주저앉아 엉엉울더니, 제일 높은곳에 올라가서 막이 내려올때까지도. 암전이 됐는데도 우는 소리가 계속 들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막에서는 롯데에게 편지쓰는데, 약혼자가 있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아직 결혼은 안한걸로 알고있어서,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가기로 결심했다고 하는 섭베르의 표정이 약간의 설렘을 안고 씨익 웃는데, 뒤에서 결혼하고 있는 커플의 모습과 대조되면서 또 내 가슴은 무너짐.

발하임에 돌아와서는 결국 롯데가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뭐였을까-를 부르는데, 온 얼굴이 이미 절망이더라. 다리는 후들후들거리면서 떨고. 이를 악물고 '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를 이야기하는데, 정말 혼동에 휩쌓인듯했어.
그렇게 섭베르는 롯데집으로 찾아가는데- 울면서 롯데에게 나를 좀 봐달라고 노래하는데,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찌질함이 오늘은 왜이렇게 아프게 다가오던지ㅠ 그러다가 롯데가 들어가고 총을 발견하는데 정말 찌질찌질하게 질질 짜면서 자신의 가슴팍이 뚤릴정도로 총구를 가슴팍에다 대고 부들부들 힘을 주다가, 알베르트가 빵- 하면서 등장하자 레알 놀라다가, 갑자기 알베르트를 보고 알수없는 질투심과 자신의 고통때문에 이성을 잃어가는 멘붕과정이 표정에 다 보이더라.

그리고 나서는 롯데에게 자기좀 봐달라고 소리치다가 '제발!!!!!!'이라고 절규하고. 알베르트의 고함에 총을 떨어트리는데, 그 때 마치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던거지'가 확 머리에 오면서 충격을 받은사람처럼 쓰러져 내리고. 그 때부터 섭베르는 총을 들고 있던 팔을 울면서 계속 주무르고 또 주무름. 마치 온 몸이 마비되서 이성에 통제에서 벗어났다가 다시 찾은 사람처럼. 그리고 알베르트가 뒤로 나가서 노래할때는, 정말 울고 오열하고 하다가 기어나가는게 무엇인지 진수를 보여줌. 엉금엉금 진짜로 기어나가ㅠㅠㅠㅠㅠㅠ

그렇게 발하임의 마을로 끊임없이 팔을 주무르며 울면서 나갔는데 마을에는 살인사건으로 사람들이 모여있고.

섭베르가 오카인즈 변호하다가, 카인즈가 선생님- 하고 부르며 자기 괜찮다고 말할때 섭베르 표정은, 정말 오묘하더라.
오늘은 꼭 '내가 카인즈에게 사랑해보라고, 뭐 어떠냐고, 라고 부추겼다가 괜히 이렇게 된건 아닌지' 하는 자책감까지 들어 보였어.
그래서 그 순간에도 섭베르는 끊임없이 울고있어.

롯데와의 키스신 후에, 오늘 섭베르는 용서해주세요- 하고 대사를 하는 내내 얼굴이 엉망이야.
롯데와 키스해서 너무 행복한데, 이게 마지막이라는걸 너무 잘알아서 살짝 웃다가 또다시 엉엉엉 울다가, 계속 그런 채로 대사를 치니깐,
보는 사람 감정의 혼을 싹 빼놓는 느낌.

그렇게 온 열과 성을 다해 슬픔과 괴로움을 환희와 함께 토해내고 나서인지,
발길을 뗄수없으면 맆때는 그 여느때보다 가벼워 보여. 이제 진짜 다 내려놓았다는 듯이. 그런데 사실은 다 내려놓지 못해서 끝까지 롯데를 안고 가려고 롯데의 리본을 두 손에 처연하게 감싸지. 그 이중적인 감정이 보이니깐, 그게 더 아프더라-






어쨌든 섭베르, 참 좋다.
이해하지 못했던 베르테르를 이해하게 해줬어.
 


또 표 잡아야지ㅜ













+) 어제 그제 나쁜자석 달리고, 오늘 발하임에서 펑펑 울고나니 내 멘탈은 제대로 엉망이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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