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눈팅 끝에.. 오늘 라만차를 처음 봤어.
도저히 포스터 부터가 내 취향이 아닐 거 같은게 너무나 잘 느껴져서 무조건 패스했는데
끝나는 날이 다가온다니까.. 그래도 그렇게 유명한데 한 번 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야.

아.. 그런데 진짜 신생아처럼 울고 왔어. (내 옆에 남자분이랑 아줌마 두명 넘넘 죄송합니다..;) 진짜 눈물 참는게 너무 많이 힘들더라.
2막 내내 진짜 수도꼭지처럼 울고. 집에 가면서 울고.. 샤롯데 나오면서 울고.. 지하철쯤 되선 실연당한 여자처럼 보일까봐 추스렸지만.
얼마나 울었으면 손수건에 물기가 안 젖은 부분이 없이 다 젖었구 아이라인 진짜 하나도 안남고 쌩눈됨;;

모든 슬픈 극들이 말야. 이렇게 깊은.. 거의 괴로울 정도의 슬픔을 주진 않았거든.
오히려 내가 슬픔을 억지로 찾아가는 느낌을 받은 극들도 많았는데 라만차는 정말.. 장난이 아니고 그냥 가슴이 다 찢어지더라.
힐링극이라는 후기 보고 갔는데 나한텐 아니었어. 나한텐 진짜 마음이 다 찢어지는 느낌이었으니까.. 원래 이렇게 슬프니?

사실 둘시네아는 하도 유명한 넘버라 여기저기서 들어봤었지만 둘시네아가 뭔 뜻이여? 이런 생각뿐이었고,
전후상황 모르는 채로는 그냥 듣기 좋기만 한, 여주인공을 향한 남주인공의 흔한 세레나데 중 하나라고 생각했어.
둘시네아 라는 단어가.. 아 갑자기 또 눈물난다 ㅠㅠ 그렇게 깊은 감동을 가진 단어인 줄은 몰랐지. 나도 둘시네아이면 좋겠어.

휴.. 그리고 그. 라만차에서 제일 유명한 돈키호테의 테마곡(?) 있잖아. 처음엔 그렇게 익살맞던 노래가 
극이 진행될 수록 그렇게. 잔인하도록 슬픈 노래일 수가 없는 거야.. 이젠 그 노래 들으면 정말.. 너무 슬프다. 아 또 눈물남 ㅠㅠ
그래서 커튼콜에 또 그 노래 나와서 진짜 울고 울고 ㅠㅠ 동키도 다 살아있고 해피하게 컷콜했는데 난 계속 울고 ㅠㅠ

아. 거울 장면에선 솔직히 웬 LTE WARP같은 게 나와서 피식했는데 그 이후론 또 다시 눈에서 수도꼭지 폭발.. 나쁜 자식..

그리고 배우 얘기하긴 좀~ 첨이라 비교불가; 내가 왼쪽에 앉았는데 웬 이쁜 여자가 구석에 쪼그리고 있는거야.
그래서 우와 앙상블 진짜 이뻐~ 했는데 공주씨였어...;;; 알돈자는 그냥~ 그랬어.
다른 알돈자를 본 적은 없지만 팡틴이랑 좀 비슷한 역할이니까 조정은 씨도 좋았을 거 같고.

범석씨는 솔직히 진짜 기대 하~나~도 안하고 갔어. 범석씨는 그냥.. 그냥 아저씨니까.
그런데 왜 이리도 슬픈지.. 진짜 돈키호테 그 자체인 거 같은 느낌이었어. 오히려 내 첫번째 세르반테스가
젊은 홍이나 잘생긴 류정한씨였으면 이 정도로 슬펐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구. 

근데 1막까진 딱 한번 말곤 슬프지 않아서.. 프로그램북 살 생각 전혀 없었는데
울면서 극장 나오느라 못 사서 진짜 속상하다 ㅠㅠ 드레스 서클에 있으면 좋겠는데 없으면 사러 잠실 갈 듯해 ㅠㅠ
아무튼.. 선거날 뜻하지 않게 대성통곡한 후기였어~ 너무 많이 슬펐기 때문에.. 두 번은 안 볼거 같아. 너무 많이 힘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