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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미즈 개취 후기...모바일에서 작성

날아라(61.43) 2012.12.25 22:26:06
조회 1052 추천 4 댓글 16

여친과의 크리스마스 데이트의 마무리로 봤어. 근데... 원작 소설도 완역본으로 다시 읽고, 10주년 콘서트, 25주년 콘서트 영상 뻑하면 돌려 보면서 기대감을 키워 왔는데... 아... ㅜㅜㅜㅜ 너무 기대를 많이 했나봐.

일단 콘서트 영상 보면서 우려했던 그대로 전개가 너무 빨라. 대여섯 권 짜리 원작을 세 시간 짜리 뮤지컬이나 영화 한 편에 우겨 넣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큼지막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대고 그에 따라 작중 분위기나 인물들 감정도 휙휙 바뀌니까 무지 산만하게 느껴져. 그나마 노래들이 훌륭하게 감정선을 잡아주긴 하지만 역시 역부족ㅜㅜ

원작 소설에서는 꽤 오랜 시간을 두고 그 발전 양상을 보여주는 마리우스와 코제트의 사랑도 여기선 처음 보자마자 반해서 안달복달하고 'A Heart Full of Love' 부르고 앉아있으니, 앙졸라가 어이상실할 만도 하지. 마리우스는 그 뒤에도 에포닌이랑 'A Little Fall of Rain' 부르고 바로 몇 분 만에 'Drink with Me' 부르며 코제트 타령하질 않나, 'Empty Chairs and Empty Tables'에서 울먹이며 노래하더니 바로 다음 장면에서 코제트랑 사랑을 속삭이고 장 발장 고백 듣고 좀 갈등 때리다 바로 결혼해서 헤헤거리고 바로 다음 장면에서 또 진지해지고... 무슨 환자 같아 보임ㅜㅜ 마리우스의 외할아버지와 아버지 이야기, 테나르디에와의 인연과 그에 따른 내적 갈등 등은 죄다 생략돼서 그냥 마리우스 캐릭터 자체가 무지 가벼워져 버렸어ㅜㅜ

또 다른 예로, 소설에서는 장 발장이 팡틴의 죽음 이후에 일 처리 어느 정도 끝내고 자베르에게 잡혀간 뒤 다시 수감 생활을 하다가 노역 중 선원 한 명을 구출하고 죽음을 가장해 탈출하는 과정이 그려지고 그 후에야 코제트를 데리러 가는 것으로 묘사하는데, 여기선 이 내용을 압축하느라 장 발장이 코제트만 찾고 순순히 잡혀줄 것처럼 자베르를 속이고 뒤통수치는 식으로 각색이 돼서 장 발장의 우직한 캐릭터나 자베르의 내적 갈등 등이 상당히 희석되기도 하더라.

이 밖에도 캐릭터들이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아쉬운 게 사실임.

무대 위에서라면 무리없이 넘어갔을 상황의 압축이 스크린 위로 옮겨지니 영 거슬리는 경우도 꽤 있었어. 예를 들어 'Who am I' 한 곡에서만 장 발장이 노래하는 배경이 서너 번은 바뀌는데, 무대에서라면 그냥 집 세트에서 재판장 세트로 걸어가는 정도로도 충분했을 테고 전혀 거슬리지 않았겠지만, 영화판에선 일일이 커트가 들어가며 장면의 변화를 짚어주니까 무지 급전개처럼 느껴져...

게다가 톰 후퍼의 연출은, 이 양반이 '킹스 스피치(난 못 봤다.)'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그것도 그 쩔었던 '소셜 네트워크'로 후보에 오른 데이빗 핀처까지 밀어내고 수상했다는 걸 도무지 믿을 수가 없을 정도로 단조롭더라. 이 인간 무슨 클로즈업 강박증 걸렸음?? 그리고 수시로 이유도 없이 인물을 프레임 한쪽으로 몰아세우던데 왜 자꾸 그러는지도 모르겠더라. 클로즈업과 롱테이크가 'I Dreamed a Dream'이나 'On My Own' 같은 데선 진짜 적절하게 맞아들어가서 최상의 효과를 내긴 했지만, 그걸 자꾸 남발해대니 나중엔 그 효과도 반감되고, 연출의 단조로움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야기의 가교에 가까운 역할을 하는 작은 곡들이 나오는 부분에선 상당히 지루해지기도 해. 그리고 'One Day More' 같은 곡도 꼭 그렇게 클로즈업 남발로 처리했어야 했는지 난 진짜 모르겠다. 여러 명이 다른 공간에서 다른 의미로 부르는 노랫말들이 한 데 뭉쳐져 시너지를 내고 폭발하는 곡인데, 모든 인물들을 클로즈업으로 잡고 각 소절마다 커트 커트 해 대며 인물들 사이를 정신없이 오가니까 산만하기 짝이 없고 노래의 맛도 다 죽더라... 그나마 막판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은 그 짓 덜 해서 살린 듯.

아, 흥분해서 쓰다 보니까 너무 까기만 한 것 같네ㅜㅜㅜ 그래도 빅토르 위고가 쓴 이야기의 힘이나 알랭 부브릴, 클로드 미셸 숀버그가 쓴 명곡들(새로 추가된 'Suddenly'도 좋더라.)의 위엄, 배우들의 호연(특히 앤 해서웨이 아이드림드어드림 장면은 이 영화 통틀어 최고였다. 나도 거기선 울었고...) 덕에 기본은 함ㅇㅇ 까메오 출연들도 깨알같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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