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현실입갤 해서 죽는 줄 알았구 실망이 컸다. ㅋㅋ
어딜가나 관크는 있었을텐데 왜 그렇게 앞자릴 비싸게 갔는지 이해가 잘 안돼.
차라리 3층 쩌리석에서 한번만 보고 나머지 돈으로 다른 작품이나 한두번 더봤으면 좋았을 것을.

음.. 오유의 내용에 대해선 말해 뭐해. 이미 고전인 것을.. 이런 것에 대해선 패스할게..
근데 샹들리에가 그다지 아름답지도 않고 샹들리에 떨어지는 존에 앉았음에도 화르륵 내 머리 위로 떨어지지도 않더라.
무대 자체도 엄청 스펙타클 할 줄 알았는데 투어판이라 그런가. 괜찮긴 한데 다른 뮤지컬들 무대에 비해 압승은 아님..

크리스틴 얼터였는데... 혹시나 팬 있으면 뒤로가기 눌러줘. ㅠ 나 첨엔 얼터길래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왜냐면 난 성숙한 라울과 성숙한 크리스틴이 만나서 All I Ask Of You 부르는 거... 안 좋아하거... 든...

근데 얼터 노래만 낭랑하게 잘하고 표정은 경악한 표정 하나, 신나 죽는 표정 하나 에다가 해석도 엄청 일차원적이었어. 
단순하고 천진난만하고 좀 멍청한 크리스틴을 묘사하는 거라고 내 자신에게 주문을 걸면서 쉴드쳤는데..
정발장 표정 하나인 거 첨엔 억센 발장이구나 괜찮구나 싶다가 나중에 짜증나게 된 기분을 이 분을 보면서 느꼈다.

그리고 진짜 케미가.. 없어.. 팬텀이랑도, 라울이랑도..
라울이랑 크리스틴이랑 붙으면 넘버는 아름답지만 마음속으로는 애니팡 생각하면서 연기하는 듯한 느낌이고
팬텀이랑 붙어버리면 팬텀은 정말 노련한데 비해 크리스틴이랑 합치면 밸붕이 일어나는거야.
팬텀 표정이 다섯 번 바뀌는 동안 크리스틴의 표정은 아까 보고 또 본 경악하는 표정이고..
그래 이렇게 케미가 없을 수가 없는데, 내가 오늘 기분이 별로라서 저들의 사랑에 공감 못하는 거라고 또 쉴드를 쳤지.

오페라의 유령을 과도하게 좋아하고, 또 크리스틴을 뮤지컬 여주중에 제일 좋아하는 나로선..
그러므로 2막 끝나기도 전에 개취주의 갤후기를 머릿속에서 작성하게 되더라구.
그렇다고 내가 엄청 높은 기준을 세운 것도 아니야. 난 머글머글해서 웬만한 배우들은 다 훌륭해 보이거든!

크리스틴 노래 잘해. 목소리도 예뻐. 그래서.. 맘에드는 사람도 많았을 거고 많을 거라고 생각해! 
근데 뮤지컬이 아니라 오페라라고 기대하고 갔더라면 차라리 난 만족했을 거 같아.
극중에서 오페라 보러온 관객들에 대한 씨니컬한 이야기들이 오늘은 관객에게도 하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쿡쿡 찔리더라

여담 하자면.. 난 뮤덕까진 아니었지만 뮤지컬 그중에도 오유를 과도하게 좋아해왔어. 거의 오타쿠 수준으로 잡지식 완비
그래서 9월 티켓오픈 당시에 용돈 다 털어서 꿀자리 이틀 예매하고 좋아 죽겠다고 깨춤췄었는데,
12월이 막상 되고 나니까, 보내기 아쉬운 공연들은 많고 돈은 없고 해서 눈물 머금고 티켓 하나 버렸는데 과거의 나를 칭찬하고 싶음.

어쩐지 집에 오는 길에 오유 넘버가 아니라 나는나 돈키호테~ 라만차의 기사~ 부르면서 왔다.
12월에 보는 바람에 한 번밖에 못봤지만 이번 해 최고의 뮤지컬은 라만차였어. 총막 기대된다.

공연장 가보니까 갤지분이 없는 이유를 알겠더라~ 꿀자리도 모두 다양한 관객들로 가득했어.
그래서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네. 새해 복 많이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