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밤새서 힘들다고 자석 저녁공 2층 양도글 세웠다가 아무도 안 나서서 그냥 포기하고 종일반 하려고 대학로 나왔어. 

낮공은 1열에서 봤지. 내 처음이자 마지막 1열이라 차마 포기가 안 되길래 엄청 뜨거운 물 샤워로 좀 깨고 나왔는데 힘은 들긴 든당. 

그래서인 건지 아니면 오늘 공연이 그랬던 건지, 회전문의 여파인 건지 눈물은 안나더라. 

공연이 나빴던 건 아닌데 내 양 옆 다 덕인 듯 뒷 쪽 관크 무시하면 아트원 어디선가 들리는 쿵쿵 소리들 빼면(서툰 사람들 공연장에서 문 여닫는 소리인 걸까? 뭐지? 처음 느꼈네...) 관크도 난 무시할 만 했는데(홀스 물고도 내가 급 마른 기침 잠깐 나서 최대한 참느라 힘들었던 순간과, 나와 내 옆 횽 모두 꼬르륵 소리가 나서 현실입개할 뻔 한 거, 뒤에서 누가 나간 거 빼면... 미안 기침과 꼬르륵은. ㅜㅜ) 뭐랄까, 그동안은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았던 문프 대사톤의 문제? 문제라고 하기도 좀 애매하지만...... 여튼 그게 자꾸 신경이 쓰여서 감성적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아. 그렇다고 머리로 봤다기도 애매하고......

전에 문프 볼 때는 이렇게 느끼지까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오늘은 문프의 대사톤이 좀 겉도는 느낌이 들었어. 그게 문프가 잡은 컨셉일 수도 있겠지만...... 문프의 대사톤만 한단계 붕 떠 있다는 느낌? 그게 아홉살 프레이저나 열아홉살의 프레이저일 때는 그렇게까지 거슬리거나 어색하지는 않지만 스물아홉살의 프레이저와는 뭔가 잘 안 맞는 느낌?
그래서 마지막 29세 폐교 때까지는, 하늘정원에서 왕비가 죽고난 뒤의 진지한 목소리 때 빼고는 내내 문프 혼자만 너무 어린애 같이 느껴져서 난 오늘 좀 힘들었던 것 같아. 

다른 횽들이 건조한 프레이저였다고하지만 난 오히려 너무 힘이 들어간 프레이저가 계속 되는 느낌이었달까?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 받는 게 아니라 연극의 대사를 하고 있는 느낌인데 그렇다고 그 대사가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게 아니라 툭툭 튀는 느낌이 들었어. 

그러다 다행히 마지막 폐교신에서의 대사 처리는 훨씬 자연스럽고 스물아홉의 느낌이 나고 다른 친구들과도 제대로 주고 받는 느낌이 들어서 내 감정은 더 몰입되고 격해졌지만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아. 

표현력이나 연기력의 문제라고 느끼기도 했어. 이건 뭐 개취고 내 느낌일 뿐이지만. 
집중력은 정말 좋은데 아직 대사와 감정을 전달하는 기술적인 부분은 아쉽다고 느껴졌달까? 
그러고보니 그 전에 문프 보면서도 그런 아쉬움이 아주 없었다곤 못하겠다. 다만 그동안은 약간 멀리서 봤고 문프의 집중력이 분명 뛰어나기 때문에, 그리고 전체적인 스토리와 감정들에 더 초점을 두고 각 캐릭터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라든가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을까 같은 걸 생각하면서 봐서인지 덜 느껴왔던 게, 이젠 그런 것들이 꽤 정리되기도 했고 가까이서 관람하면서 연기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보다보니 확 들어왔지 싶어. 

이따 저녁공을 보면 또 다를지도 모르겠어. 2층에서 볼 거고 되도록 연기 디테일에는 초점을 안 두고 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기도 할 테니까. 

하지만 배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욕심이 완전히 버려지지는 않겠지. 

앞으로도 여러번 문프를 볼 텐데 그 때마다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실력이 발전하는 걸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