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뇽~ 난 머글인데.. 라만차 막공을 방금 보고 왔어. 휴..

내가 자체첫공에서 (얼마 안됨) 취향아닐거 뻔~한데 유명하니까 한번 보기나~ 하자 <- 이런 무방비 멘탈로 뭔 내용인지도 모르고 갔어.
심지어 캐스팅도 모르고 갔는데 오마이갓 캐스팅보드에 내가 매일 챙겨보던 아침드라마의 달봉씨가 있는거야 ㅡㅡ;;;
진짜 이거 뭔극이고 망했노 싶었는데.. 이런 무방비 상태에서 라만차를 봤으니 내 마음이 얼마나 개박살이 났을지 짐작이 가지..?

근데 첫 번이 너무 충격적이니까.. 용기내서, 또 이제 안 올 기회라 두 번 보러갔던건데 사실 그만큼의 감동이 안 느껴지는거야..
이 느낌을 두 번 본 다른 공연에서도 느꼈기 때문에.. 난 공연은 예습없이 한 번만 보고 이후에 플북과 OST로 앓이해야되는 운명인가봐.

슬픈 부분도 달랐어. 첫공땐 2막 통째로 전부 울었는데 이번엔 뜻하지 않게 1막끝 임파서블 드림에서 진짜 많이 울었어..
임파서블 드림을 기억하고 찾게 해줬던 첫공이 생각나고, 이 노래를 이제 못듣게 된다는게 너무 많이 슬퍼서 울었네.

마지막 무대인사는 참 인상깊었어. 원래 이렇게 따뜻하게 마무리 하는 건 지 모르겠지만..
뭔가 객석에도 애정이 가득 느껴지고, 배우들의 극에 대한 애정도 많이 느껴지더라. 나도 덩달아 극을 떠나기가 많이 아쉬웠어.
나같아도 이런 극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거야. 모두를 둘시네아로 만들어주고 마음속의 돈키호테를 일으켜주는 극이니..
하지만 홍광호씨가 '우리 박수치고~ 다같이 임파서블드림을 부르면서 끝냅시다~' 할 줄 알았는데.. 그런 화끈한 이벤트는 없었어 ㅋㅋ

날 멘붕시킨 첫 동키는 서범석씨의 그 세르반같기도 한 돈키호테, 돈키호테같기도 한 세르반테스였는데
홍광호씨는 소년같은 'w' 이런 얼굴으로 극중극 할배코스프레와 세르반테스 사이를 명확하게 하더라
귀엽긴 귀엽더라..; 진짜 귀엽고 천진한 할배. 너무 천진하니까 그것이 좀 안타깝기도 하고..
첫 번이 너무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두 번째 봤을땐 극 자체로 슬픈 건 거의 없었어 ㅠ 너무 아쉽다. 결말 아는 드라마 보는 느낌..

아 진짜 산초의 실수는 ㅋㅋ 산초 뭔 질문에 대답을 하는 바람에 늦었다고 했지. 그 동안 신부는 또 뭐라고 왱알왱알 무마하고.
진심으로 등짝 날리는 거 2층까지 크게 찰싹 찰싹 들리더라 ㅋㅋ
이발사였나 누구를 동키가 엄청 때리니까 '그만 좀 때려요! 마지막인데 쫌!' 이랬던 것 기억나고.
근데 내가 두 번째 관람이라 잘 몰랐는지 몰라도 딱히 이것 말곤 애드립도 실수도 없었어.

많이 울었는데.. 첫공때 처럼 진짜 너무나 충격받아서 운 게 아니라 이 극이 떠나간다는 게 너무 아쉬워서 운 거에 가까웠어.
라만차를 보고 나서 잠실만 지나가도, 롯데백화점만 가도, 그 밑에 엔젤리너스를 가도 참 맘이 아프고 따뜻하고 뿌듯했었는데..
난 다시 볼 건 아니지만 다음에 또 올라오는 것 맞겠지? 나 지금 되게 실향민 된 느낌이야.. 마음이 진짜 허하다.
한동안은 해바라기만 봐도 마음이 많이 아플 것 같아. 아니면 노란 바탕에 까만 글씨도..;

그리고 홍광호씨 나 오늘 처음 봤는데.. (라만차 플북 사진이랑 개구리 사진만 유일하게 봄) 개구리 사진 보다 훨씬 잘생겼더라.
그리고 신춘수 대표의 류정한씨 같기도 하고 박신양 같기도 한 그 프로필 사진은 누가 찍은건지 궁금하다.

문득 감옥을 나서던 세르반테스의 표정이 떠오르네. 자신감인지 초연함인지 담담함인지 모를..
나도 다른 이에겐 임파서블해보일 임파서블드림을 가진 상황이라.. 참 많이 마음이 아파.
하지만 나도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팔을 힘껏 뻗으리라.. 이게 나의 가는 길이오.. ㅋㅋ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집에 오는 길에 보니까 주차장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더라. 신년맞이 이벤트 하는 건지..
나도 구경하고 싶었는데 집에서 새해맞고 싶어서 서둘렀어. 집에 오니까 1시인게 함정이지만 ㅡㅡ
잠도 오고 거의 반은 뻘소리라 여기 까지 읽은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아.